AIDS·암 치료약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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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금년도 노벨 의학상 수상자들의 업적은 체내의 수용체가 질병과 관련된 물질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차단시킴으로써 질병을 치료할 수 잇다는 이론을 처음으로 제시하고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공헌한 점이다.
우리 몸 안의 세포에는 특정 물질을 수용하는 수용체가 있어 이 수용체 분자가 자극을 받게 되면 특유의 장기 반응이 나타나게 돼있다.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이 수용체와 결합하기 전에 차단제가 먼저 결합해버리면 질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차단제에는 심장질환에 쓰이는 베타차단제, 소화성 궤양에 쓰이는 H2 차단제 등이 있는데 모두 「블랙」 경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한편 베타 (β) 수용체는 심장과 신장에 분포되어 있는 β1 수용체와 기관지, 혈관의 평활근에 분포되어 있는 β2 수용체가 있다. β1 수용체가 자극되면 심박수 증가, 심근 수축력 항진, 레닌 (혈압을 상승시키는 효소의 일종) 분비 증가 등이 나타나고 β2 수용체가 자극되면 혈관 및 기관지의 확장이 나타나고 이것이 차단되면 반대 방향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β 차단제는 협심증·급성 심근경색·고혈압 등에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이밖에 안압 저하, 불안감 해소에 사용되기도 한다.
β 차단제에는 58년 개발된 프로프라놀롤을 비롯, 현재 10여 종이 임상에 이용되고 있다.
「엘리언」과 「히칭스」는 정상세포와 암세포 등 질병세포의 핵산 대사가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내 핵산의 합성을 차단시킴으로써 정상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고 암세포만 죽일 수 잇다는 이론을 내놓아 암 치료뿐 아니라 AIDS 치료에 실마리를 풀어주고 있다.
이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된 약에는 50년대 초의 백혈병 및 말라리아 치료제를 비롯, 허피스 치료제, 최근 AIDS 치료제로 각광을 받은바 있는 AZT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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