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가술술] 귀에 못 박히도록 듣고 앵무새처럼 따라 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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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토플(TOEFL)을 공부하는 중학생이 부쩍 늘고 있다. 3월에 치러진 토플에서는 서울 대청중 박지영(2학년)양이 300점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토플에서 요구하는 영어는 일반 회화가 아니라 대학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학문적 영어다. 중학생들이 공부하기엔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토플 공부를 하면서 영어 실력이 성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국내 민족사관고나 외국어고 등에서 높은 영어 실력을 요구하고 있고, 실제로 이들 학교의 영어 우수자 전형을 통해 토플 고득점자가 많이 입학하고 있어 토플에 대한 중학생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달부터는 차세대 토플(Next Generation TOEFL)이라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토플(iBT)이 실시된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새내기들이 토플 학습을 통해 자신의 영어 실력도 다지고, 고교 진학 준비에도 도움이 되도록 영역별 토플 학습법을 4회에 걸쳐 싣는다.

차세대 토플은 듣기.독해.말하기. 쓰기의 네 가지 평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영역은 30점 만점이므로 차세대 토플의 만점은 120점이다. 그 중 우선 듣기 능력 향상을 위한 학습 전략을 살펴본다.

◆ 의미 단위로 길게 듣자=단어에 초점을 맞춰 듣는 것이 아니라 의미 덩어리로 들어야 한다. 시험 상황에선 머릿속에서 우리말로 다시 번역해 생각할 시간이 없으므로 들으면서 바로 의미 단위별로 이해해야 한다. 다음 문장을 한 번 살펴보자.

"The goal of the restoration program at Yellowstone/ is to maintain enough breeding pairs/ so that the wolf can be removed/ from the endangered species list for that area."

처음에 이렇게 큰 단위로 듣기가 어려울 땐 더 짧게 잘라 듣는 것부터 시작해 점차 의미 단위를 크게 늘려가면서 궁극적으로는 문장 단위로 이해하는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

◆ 영어식 발음과 리듬에 친해지자=듣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말하기에서도 중요한 영어식 발음과 억양에 친숙해져야 한다. 팝 가수인 Modonna는 '마돈나'가 아니라 '마다나'이고, 이탈리아의 Naples는 '나폴리'가 아니라 '네이플스'이다. 따라서 다방면에 걸친 내용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나서 똑같은 발음으로 말할 수 있어야 듣기에 강해진다. 모르는 단어는 반드시 사전으로 찾아 정확한 발음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영어는 아주 리듬감이 강한 언어이다. 반복을 통해 그 리듬감을 체득해야 한다. 연습만 꾸준히 하면 영어권에서 공부하지 않았어도 얼마든지 원어민처럼 발음할 수 있다.

◆ 모든 시청각 매체를 동원하자=영화나 드라마는 반드시 영어 자막을 띄워 놓고 시청하고 우리말 자막은 가리고 내용을 파악한다. 등교 준비 시간에도 영어 방송을 틀어 놓으면 리듬감을 익힐 수 있다. 팝송은 가사를 음미하며 듣자. 또 교육방송 같은 고품질의 무료 영어 학습 자료도 놓치지 말고 이용하자. 토플을 위해서는 시사적인 내용이나 뉴스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이 좋다. 무엇보다 토플 준비생은 토플 관련 듣기 교재들을 통해 인문사회와 자연과학 분야의 여러 가지 학문적 내용과 미국 대학생활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들을 익혀야 한다.

◆ 받아쓰기를 하자=듣기 향상을 위한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은 'dictation' 즉, 받아쓰기를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확실한 방법이다. 내용을 알아들은 것 같지만 실제로 글로 옮겨보면 내가 정확히 듣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본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 괘도에 오르면 AP나 CNN 뉴스 받아쓰기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 앵무새가 되자=듣기를 하면서 병행하면 좋은 것이 따라하기다. 한 문장을 통째로 따라 하기가 어렵다면 의미 단위별로 나누어서 한다. 내가 직접 소리 내어 말해 봄으로써 발음교정도 함께 이루어지게 된다. 녹음을 해서 비교를 해 보는 것도 좋다.

◆ 집중력과 목표를 갖고 듣자=실제 시험 상황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으로 내용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차세대 토플에서는 듣기 지문이 상당히 길지만 메모(Note-taking)가 가능하므로 평상시에 메모를 하면서 주제, 세부사항, 화자의 태도, 목적 등을 생각하며 듣는다. 무조건 듣는 것이 아니고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들어야 한다.

◆ 하루도 거르지 말자=영어 듣기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는 습관이다. 하루라도 거르면 점점 게을러지다가 '나는 영어에는 소질이 없어'라며 포기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라면 모두 똑같은 조건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므로 누가 더 끈기 있게 노력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임을 명심하자.

장보숙 영재사관 YES어학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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