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134] 작니?/작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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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먹냐?' '있냐?' '없냐?' '계시냐?'는 각각 '먹느냐?' '있느냐?' '없느냐' '계시느냐?'가 바르다고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동사와 '있다' '없다' '계시다'다음에는 '-냐'가 아니라 '-느냐'가 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친구끼리 직접 대화할 때 "지금 어디 있냐?"를 바르게 고쳐서 "지금 어디 있느냐?"로 쓰면 아무래도 어색하게 들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말로 바꿔 쓰면 되지요. 의문을 나타내는 '-니/-으니'도 대안 중 하나입니다. 이것은 '-느냐'와 달리 친밀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니'와 '-으니'는 그 앞에 오는 말에 따라 어떤 것을 쓸지가 결정됩니다.

우선 동사 어간 다음에는 '-니'가 쓰입니다. "너 지금 어디 가니?" "추석에는 뭘 먹니?" "고구마 굽니?" 등이 그 예입니다.

형용사 어간에 연결될 때는 받침 유무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받침이 없을 때는 '-니'가 옵니다. 예를 들면 "그 약 맛이 쓰니?" "많이 아프니?"와 같은 경우입니다.

받침이 있을 때(ㄹ 받침 제외)는 '-니'와 '-으니' 두 가지 형태가 다 가능합니다. 즉 "친구가 그립니/그리우니?" "어느 옷이 더 좋니/좋으니?" "그 운동화 작니/작으니?"는 모두 맞습니다. ㄹ받침일 때는 'ㄹ'이 탈락하고 '-니'가 붙습니다. "이 수박 달으니?"가 아니라 "이 수박 다니?"가 되는 것이지요.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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