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전달 고교 교감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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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7일 오전 10시쯤 서울 불광1동 산42 구기터널유원지에서 지난 8월 구속된 최열곤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뇌물을 건네준 혐의로 검찰에 입건됐던 서울 여의도고 교감 윤종소씨(55·서 울 갈현동 321의 11)가 농약을 마시고 숨져있는 것을 청소원 노명호씨(57)등 인부 3명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윤씨는 지난해 3월부터 여의도고 교감으로 근무해 왔으며 서울시교와 장학사로 있던 86년 대학후배 김창수씨(46·불구속 입건·전 은혜국교 교사)로부터 1천만원을 받아 최열곤 당시 교육감(58·구속수감 중) 에게 김씨를 공립학교로 전출시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건네주었다가 지난 8월 15일 서울지검에 최 교육감은 특정범죄가증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되고 자신은 제3자 뇌물수교부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현재 재판계류 중이었다.
윤 교감은 구기터널에서 4백m쯤 떨어진 오솔길 옆 빈터에서 반듯이 누운 채 숨져있었고 발 밑에는 마시다 남은 농약병과 사이다 병·종이컵 2개가 놓여 있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윤 교감은 8월말 직위해제를 당한 뒤 학교에 출근하지 못하게 되자 이를 몹시 비관해 왔으며 9월 28일 서울시교위에서 파면방침이 정해졌다는 사실을 안 뒤부터는 『30여년 교직생활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괴로워 해왔다는 것.
동료 교사들은 윤 교감이 뇌물알선 사건이 여론화되고 자신이 불구속 입건되자 동료교사들에게 『학생들을 무슨 낯으로 바라보느냐』며 고민했었다고 말했다.

<윤 교감 주변>
54년 대구사범 학교를 졸업한 후 대구·고령 등에서 13년 간 국교교사를 지낸 뒤 67년 서울로 올라가 대성중·고에 16년 동안 근무했다.
83년 중앙교육연수원에 장학사로 파견돼 4년 동안 근무한 뒤 지난해 3월 교감으로 승진, 첫 근무지가 여의도 고였다. 교사재직 때에는 3개 대학과 대학원을 줄곧 다녀 연대교육대학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딴「학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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