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국민, 피노체트 재집권 저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산티아고 로이터·AFP=연합】「아우구스토·피노체트」칠레 대통령은 5일 실시된 8년 간의 집권 연장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에서 패배, 오는 97년까지 계속 집권하는데 실패했으며, 이로써 내년 복수 후보가 참여하는 대통령 자유선거의 길이 열렸다.
칠레 군사정부는 6일 오전 15년 간 통치해온 독재자「피노체트」 대통령이 8년 간 더 집권을 연장하는 것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패배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칠레 내무부는 현재까지의 개표결과 유권자의 54·68%가 집권 연장에 반대한 반면, 찬성한 유권자는 43·04%였다고 밝혔다.
「피노체트」의 패배로 지난 81년 군사평의회가 제정한 헌법에 따라 내년 12월까지 자유대통령 선거를 실시해야 하며, 「피노체트」는 오는 90년 3월까지 이 선거의 승리자에게 행정권을. 이양해야 한다. 그러나 이 헌법은 「피노체트」가 대통령직 이양 후에도 군사령관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피노체트」대통령의 16인 내각은 국민투표에서 패배함에 따라 6일 총 사퇴했으며, 「피노체트」대통령이 내각 총 사퇴를 받아들일지 또는 새 내각을 임명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한편 그동안 군사통지 종식운동을 이끌어온 칠레 16개 야당연합의 「파트리시오·아일윈」대변인 (기독민주당 당수)은 「피노체트」의 패배소식을 접한 즉시 성명을 발표하고 즉각적인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의 실시와 헌법 개정을 촉구했으며, 이에 대해 군사정부는 81년 제정된 현행 헌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야당은 이날 승리를 주장하면서「피노체트」장군의 완전한 패배를 자축했으며 기쁨에 넘친 약 5천 여명의 군중들은 산티아고 중심가 경찰본부로 가 행진하면서 『칠레 만세』 를 외쳤다.
한편「피노체트」대통령은 6일 TV방송에서 『나는 국민투표에서 나타난 대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며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