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체육 관심 높다|보는 스포츠서 참여하는 스포츠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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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88서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만인을 의한 스포츠」로 표현되는 사회체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체육관계자들은 엘리트(전문)체육이 메달획득이나 상위입상에 지나차게 신경을 곤두세운 나머지 프로화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며 아마추어리즘이라는 본질이 퇴색되고있다고 지적, 일반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사회체육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달=국력」이라는 스포츠 내셔널리즘보다 건강한 국민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이화여대 김종선교수(체육과)는『올림픽공원 등 체육시설을 가능한 한 대폭 개방, 사회체육을 육성함으로써 스포츠인구의 저변확대를 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엘리트체육이「보는 스포츤 인데 반해 사회체육은 일반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스포츠」로, 운동부족이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비만증·당뇨병·고혈압 등 각종성인병을 막아주는 예방 의학적 측면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직장 구성원들간의 응집력·친밀감을 강화하며 ▲스트레스 해소를 통해 생산력을 높이고 청소년의 탈선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
김교수는 사회체육이 뿌리를 내리려면 1인당 GNP (국민총생산)가 5천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정부가 6천 달러 달성을 목표로 내건 92년(바르셀로나 올림픽)까지는 엘리트체육과 사회체육에 같은 비중을 둬 키워나가되 그 이후에는 사회체육에 보다 더 역점을 두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화체육진흥회 기획담당 유병회씨는 사회체육의 육성에 필요한 3대 요건으로 시설· 체육지도자·프로그램의 개발을 꼽았다.
이중 체육시설은 88년10월 현재 전국에 총2천28개소(연면적 약1백57평방㎞)로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실정이다. 그러나 올림픽시설 중 벨로드롬, 체조·수영경기장 등 일반에 개방할 경우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일부 시설을 제의한 나머지를 사회체육시설로 전용할 경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사회체육지도자의육성과 배출문제는 심각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지적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지도자육성은 그동안 한국사회체육진흥회가 도맡다시피 해왔으나 창설자 전경환씨가「5공 비리」와 관련돼 진흥회 자체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어 이미 배출된 지도자 7백83명 (서울40%, 지방 60%)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더구나 사회체육프로그램의 개발은 외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돼 있다.
체육관계자들은 올림픽시설의 개방은 당분간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최소한의 시설유지경비를 일반이용자들에게 부담시키되 일부를 국고에서 보조해주는 형태를 취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산맥이 많은 우리나라에서의 지형여건을 감안해서 수상경기나 피드하키·수영 그리고 체조 등을 사회체육의 주 종목으로 키워나가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는 것.
한편 전문가들은 사회체육의 진흥을 떠맡아 나갈 구심체가 사실상 없는 현 여건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학교체육을 포함한 사회체육과 엘리트체육을 총괄하는「국립체육과학연구원」(가칭)과 같은 기구의 신설을 제시했다.
정부도 ▲사회체육과 엘리트체육의 비중문제 ▲사회체육의 진흥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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