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밀양서 9살 여아 용의자 검거…“여아, 말 안 하고 불안정한 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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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스쿨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가 18시간 만에 발견됐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경남 밀양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스쿨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가 18시간 만에 발견됐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경남 밀양에서 하교하던 9살 여자아이를 납치했다가 풀어주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밀양경찰서는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 혐의로 이모(27)씨를 붙잡았다고 10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9일 오후 밀양의 한 마을회관 근처에서 스쿨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던 A양(9ㆍ밀양ㆍ초등학교 3학년)을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이 수색망을 넓혀가던 이날 오전 9시 45분쯤 마을회관 근처에 본인 소유 포터 트럭을 몰고 와 A양을 내려주고 달아났다. 경찰은 이날 이씨 포터 트럭을 추적해 오후 2시쯤 창녕의 한 PC방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현재로서는 이 씨가 경북에 거주하는 점 등에 미뤄 피해 여아와 알던 사이는 아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스쿨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던 중 실종된 A양은 이씨가 트럭을 몰고 와 내려주고 달아나면서 18시간 만에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가 처음에 말을 안 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먼저 심리적 안정을 취하도록 한 뒤 경위를 파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양 아버지는 지난 9일 오후 5시 40분쯤 딸이 귀가하지 않았다며 집 근처 파출소에 신고했다. 당시 A양 아버지는 경찰 신고를 통해 “일이 있어 나갔다가 오후 5시쯤 집에 왔는데 아이가 없다”며 “아이는 원래 오후 4시 30분쯤 귀가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스쿨버스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양이 당일 오후 4시 5분쯤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A양 집은 스쿨버스 하차 장소에서 300m 거리에 불과하지만, 평소와 달리 귀가하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경찰은 직원들을 비상 소집해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당일 저녁 마을 입구 CCTV를 통해 마을 진ㆍ출입 차량 등을 확인했다. 또 기동대 1개 중대와 체취견, 과학수사팀 등을 투입해 마을 일대를 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쯤 실종사건을 강력사건으로 공식 전환하고 1개 중대를 추가 투입하는 등 수색 인원을 보강했다.

한동안 행적을 찾을 수 없던 A양은 이날 오전 9시 45분쯤 마을 근처에서 수색하던 경찰관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A양은 한 포터 차량에서 내려 경찰관 쪽을 향해 걸어왔고, 수색하던 경찰관이 A양을 확인한 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 조처했다. 당시 포터 차량 운전자 이씨는 그대로 달아났다.

A양은 겉으로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발견 당시 말을 하지 못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A양을 납치했다가 경찰이 대대적 수색에 나선 사실을 알고 심적 압박을 느껴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를 밀양경찰서로 압송한 뒤 범행 동기 등을 본격 수사할 계획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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