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분당사태 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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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당파가 오는 20일 집단탈당키로 한 가운데 민주당의 신당파와 잔류파가 모두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신당파는 등 돌린 호남 민심에 당황하고 있고, 잔류파는 '정통모임'과 '통합모임'사이에 당권쟁탈 신경전이 심각하다.

◇"호남 민심을 잡아라"=지난 4일 31명으로 시작해 사흘 만에 43명으로 동참자가 늘어나면서 기세를 올렸던 신당파는 추석 연휴 뒤 호남 민심이란 돌발변수를 만났다.

대다수 의원이 냉담한 호남 민심을 전하며 신당주비위 차원의 긴급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상수 의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48명 탈당을 목표로 했는데 추석을 전후해 호남 쪽에서 차질이 빚어졌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당권 놓고 신경전=구주류의 원조인 정통모임과 중도파 중심의 통합모임이 당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물밑경쟁에 들어갔다.

관건은 정통모임과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의 2선후퇴 여부. 통합모임 회원인 김경재(金景梓)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하고 2~3개월 내에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통모임은 발끈했다. 한 핵심 의원은 "지난 몇개월간 목숨 걸고 싸워 당을 지켜낸 게 누군데 이제 와서 다 된 밥을 혼자 차지하겠다는 소리냐"며 통합모임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통모임은 저녁 전체회의를 열어 ▶대표직은 朴최고위원이 승계하고 ▶비상대책기구에 전권을 주는 것은 안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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