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달러 중국 '기업사냥꾼' HNA 그룹 회장 돌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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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A 그룹의 왕줸 회장. [AFP=연합뉴스]

HNA 그룹의 왕줸 회장. [AFP=연합뉴스]

'해외기업 사냥'으로 유명했던 중국의 하이항(海航·HNA) 그룹 창업자 왕젠(王健·57) 회장이 프랑스 출장 중 돌연 사망한 가운데, 사망 원인이 밝혀졌다.

4일 중국 외신은 하이항 그룹의 공동창업자였던 왕 회장이 프랑스에서 업무시찰을 하던 중 추락해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가 3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왕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관광지 보니우를 둘러보던 중 난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으려다가 중심을 잃고 15m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톈진(天津) 출신의 왕 회장은 1983년 중국 민용항공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 민항총국에서 일하며 협상, 항공관리 분야 경험을 쌓았다. 1990년 하이난(海南)항공 설립에 공동으로 참여한 왕 회장은 2003년부터 하이항 그룹 이사장을 지냈다.

하이항 그룹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400억 달러(45조 6000억원)에 이르는 거침없는 해외 기업사냥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 그룹은 호주의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의 애글아쥐르, 포르투갈의 TAP 항공 등 해외의 여러 저가항공사에도 지분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불투명한 지배구조, 권력층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 당국의 자본유출 통제 강화로 각종 인수작업이 표류하고 자금경색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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