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CEO '연봉 1달러'는 부의 상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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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 연봉이 1달러. 다 쓰러져가는 기업이나 청교도 정신 얘기가 아니다. 미국에선 연봉 1달러짜리 CEO가 거부의 상징이 돼버렸다.

LA타임스는 27일 '연봉 1달러'의 의미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때는 개인의 희생이라는 의미가 컸다. 이어 1970 ̄80년 대에는 주주들에게 기업 회생에 대해 확신을 주기 위해 유행했다.

하지만 요즘 연봉 1달러짜리 CEO들은 기업 창업자로 보유 지분을 통해 이미 엄청난 재산을 축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3년째 연봉 1달러를 고집하고 있는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CEO인 에릭 슈미트는 이미 2004년 기업공개 때 6억4500만 ̄22억 달러를 거머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컴퓨터의 CEO 스티브 잡스, 에너지 회사인 킨더 모건의 창업자 리처드 킨더 등도 비슷한 사례다.

미국 재계에서 회사의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높은 연봉과 별도의 보너스까지 요구하는 CEO들에 비하면 이들은 훨씬 좋은 평판을 듣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에서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상징적으로 단돈 1원을 연봉으로 받고 일했던 적이 있다. 그 대신 스톡옵션을 듬뿍 받아 수십억원을 챙겼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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