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칸쿤 선언문' 개도국 반발로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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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무역질서인 뉴라운드 협상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14일(현지시간) 각료선언문 합의에 실패한 채 폐막했다. 1999년 시애틀 각료회의 이후 두번째 결렬이다.

이번 협상의 결렬로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탄생한 뉴라운드(일명 도하개발어젠다.DDA) 체제의 출범이 늦춰질 전망이다. DDA는 내년 말까지 협상을 끝낸 뒤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2006년 시행을 목표로 했다.

앞으로 뉴라운드 협상의 틀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유럽연합(EU).중국 등 세계적인 무역 강국들과 양자 협상을 해야 해 부담이 커졌다.

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는 "WTO가 2005년 1월까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미국은 양자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각료회의는 이날 오후 2시 30개국이 참가한 주요 국가 비공식 회의에서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들이 '싱가포르 이슈'를 의제로 설정하는 데 반대하며 선언문 초안에 합의할 수 없다고 반발해 최종 결렬됐다.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농업 분야는 밤샘 막후 협상이 진행되며 폐막식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이슈=96년 12월 싱가포르 WTO 각료회의에서 처음 제기된 국제무역 규범에 관한 새로운 의제를 말한다. 무역 원활화.정부 조달 투명성.투자.경쟁정책 등 네 부분으로 이뤄졌다.

칸쿤(멕시코)=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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