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人災" 정부 질타

15일 국회 재해대책특위.

여야 의원들은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와 관련, "이번 재난 역시 인재(人災)"라며 정부의 허술한 재난관리를 질타했다.

특위는 이날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피해지역에 대한 신속한 특별재해지역 지정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오경훈(吳慶勳)의원은 "부산의 경우 해일에 대비, 해안 상가를 중심으로 대피작업이 이뤄졌는데 마산은 그렇지 않아 사망자가 속출했다"며 "미리 대처했더라면 노래방에서 사고가 났겠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이원형(李源炯)의원도 "이번 태풍은 과거 농경지.주택을 침수시켰던 것과 달리 공단.항만.전기 등 국가 기간망이 파괴됐다"며 "과연 이에 대한 대책은 있었느냐"고 추궁했다.

李의원은 또 "심각한 재해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제주에서 골프를 쳤다"며 "이는 진상 조사 후 철저한 응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먹구구식 사후 대책에 대한 비난도 빗발쳤다. 한나라당 김성조(金晟祚)의원은 행자부의 시.군.구별 특별재해지역 선포 방안과 관련, "행정단위와 관계없이 빨리 재해지구를 정해야 한다"며 "작은 읍에서 10가구가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면 재해지역이 안 될 수도 있는데 그 방안이 타당하냐"고 물었다.

특위에선 사임 의사를 밝힌 김두관 장관과 해임을 결의한 야당 의원들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원형 의원은 "공무원의 안일함은 장관이 정치를 하고 다닌 데서 비롯됐다"고 쏘아붙이자 金장관은 "인신공격"이라고 맞받았다.

또 한나라당 민봉기(閔鳳基)의원은 金장관의 '쓰레기 발언'을 해명하라고 요구하자 "재해특위에서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의원들 간에 논란이 일었다.

신용호 기자<novae@joongang.co.kr>
사진=장문기 기자 <chang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