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21만개 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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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최근 11년간 국내 제조기업의 중국 투자가 늘면서 국내에서 사라진 일자리가 21만 개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대(對) 중국 교역이 본격화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제조업체의 중국 총 투자금액(105억 달러)을 바탕으로 국내 고용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한 해만 일자리 2만6000 개가 없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중국투자는 1995년 7억600만 달러에서 2005년 21억800만 달러로 급증했다. 경총은 이런 추세로 한국기업의 중국 투자가 확대되면 향후 10년간 36만 개의 일자리가 더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총의 이상철 책임전문위원은 "중국 내 생산시설에서 국내 자본재와 부품을 쓰는 비율이 급속히 떨어지는 데다 국내 제조업 공동화 속도는 빨라져 앞으로 일자리 감소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과 브랜드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해 제조업 공동화 속도를 늦추고, 대체 수종산업을 빨리 육성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경총은 이 밖에 ▶생산성 범위 내에서 임금을 인상하고 ▶중소.벤처기업 창업을 활성화하며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해 제조시설의 해외이전에 따른 국내 생산.고용 손실을 메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위원은 "기업이 부담하는 유.무형의 각종 사회비용을 경감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물류비 같은 인프라 비용과 각종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가를 좀더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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