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속만 챙긴 「세계전통음식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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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35개국의 전통문화와 음식을 소개, 문화올림픽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시작한 「세계전통문화 및 음식축제」가 세계전통 풍물은 드물고 음식조차 바가지 가격에 질도 형편없어 내·외국인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외국의 전통음식등을 소개하는 외국관에는 현재 12개국의 문화관이 문을 열고 있으나 프랑스·페루등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사람들이 운영, 각국의 전통음식과는 동떨어지거나 맛도 달라 외국인들이 큰 불평을 하고있다.
서울시주최 한국청년회의소(한국JC) 주관으로 지난 10일부터 여의도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이 축제에는 모두 40여명의 상인들이 참가하고있으나 당초 의도와는 달리 장삿속에만 치우쳐 항의를 받게된 것이다.
◇외국관=당초 35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겠다고 개설한 외국관은 현재 12개국이 문을 열고있으나 현지인이나 원료를 직수입해 글자 그대로 전통문화를 보여주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우리나라 시중에서 원료를 구입하거나 시중 전문음식점의 한국인이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다.
중국·일본관은 아예 우리나라 사람들이 시중에서 흔히 먹는 음식을 만들어 시중가보다 20∼30% 비싸게 팔고있다.
주최측은 당초 주한외국대사관측의 협조를 얻어 재료는 본국에서 직접 가져다쓰고 요리사등도 본국인을 고용해 전통음식문화를 선보이겠다고 약속했었다.
◇문화행사=주최측은 줄다리기·풍물놀이등 한국놀이만 공연, 35개국의 민속문화를 소개해 문화 올림픽의 진면목을 소개하겠다는 약속과 크게 어긋나고 있다.
지난10일부터 지금까지 공연한 단체는 3∼4개 단체에 불과하고 공연내용도 각국 민속춤은 커녕 사물놀이등 한국의 풍물놀이 일색이었다.
민속축제를 구경하러간 최경창씨(50)는 『세계 전통풍물은 없고 시장판보다 못한 음식점에서 바가지 요금에 입장료까지 물어 산교육을 시키기 위해 데려간 아이들에게 민망했다』며 장삿속에만 몰두하는 주최측을 원망했다.
88올림픽 문화행사의 하나로 여의도광장에 마련된 세계 음식박람회가 비위생적 시설, 수준이하의 맛,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으로 되레 올림픽에 먹칠을 하고있다.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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