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탑승구 변경 안내방송 하나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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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9일 고향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김포공항에 갔다. 인터넷을 뒤져 힘들게 비행기표를 구한 덕분에 어느 때보다 편하게 고향으로 내려갈 수 있어 기분은 한껏 들떠 있었다. 수속을 마치고 탑승을 기다리는 시간이 한없이 길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탑승시간이 채 5분도 남지 않을 때까지 아무런 지시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상해 탑승구에 있는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내가 타야 하는 비행기의 탑승구가 다른 곳으로 변경됐다고 그제서야 말하는 것이었다.

허겁지겁 뛰어갔지만 이미 비행기는 떠난 뒤였다. 출발시간이 2분 정도 남아 있었는데 말이다.

비행기가 미리 떠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게다가 당초 통보됐던 탑승구가 다른 곳으로 변경됐는데도 원래 탑승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승객들에게 한마디도 해주지 않은 것은 서비스 정신이 결여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

물론 안내방송을 했다곤 하지만 어수선한 공항에선 잘 들리지 않는다. 이럴 때 탑승구에 남아 있을 손님들을 안내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서비스에는 소홀하면서 경영이 어려울 때만 애국심에 호소하는 국내 항공사 비행기를 다시는 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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