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가능성을 가르쳐 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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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올림픽개막에 즈음해 17일 외국의 체육지도자들은 서울올림픽준비의 완벽함에 이구동성으로 찬사를 보·냈다.

<「루이· 기랑두엔디아예」코트디부아르IOC위원>
5년전 나는 판문점에서· 휴전선의 양쪽에 서있는 똑같은 생김새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지금 이곳 스타디움에는 그들 중 한쪽이 없다.
불참국가들의 선수들은 불행하게도 이념과 정치의 인질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런 부분적인 아쉬움도 동서의 1백60개국선수들이 스타디움을 메우고 있었을때 모두 사라졌다.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 내가 태어나고 자란 아프리카가 올림픽을 여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르나 서울은 우리에게 「가능성」 란 단어를 가르쳐 주었다.
서울의 일부 학생 데모도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나로선 즐거운 일이다. 그것은 이곳에 민주주의가 숨쉬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나는 올림픽경기장 근처를 피해서 데모를 하는 학생들의 현명함을 사랑한다.
나는 7개국대사를 역임했는데 8번째 부임국으로 한국을 택해 「서울정신」을 소개하고 싶다.

<「얀· 스타우보」 노르웨이IOC위원>
17일 잠실스타디움의 개막식을 지켜보면서 나는 한국인이 성취한 두줄기 중요한 변화의 물결을 새긴다.
먼저 『믿을 수 없다』라고 표현할수 밖에 없는 경제성장이다.
다른 하나는 최근 서울이 경험하고 있는 정치적 진보다. 이는 국내적으로는 보다 넓은 자유의 확대로, 국외적으로는 새로운 북방정책의 전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물결의 한가운데에 서서 한국인들은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봄직하다.
우리는 왜 올림픽을 유치했는가.
내가 대답하기를 허락해준다면 그것은 무엇을 창조해내기 위함 아닌가.
창조는 강한 힘이고 한국인들은 그들의 친절하고 정중함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일부에서 『지나친 친절, 지나친 환대』라는 비판이 있는 모양이지만 나는 분명히 얘기하고 싶다. 부드럽고 정중함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토니· 브룩스」 세계탁구연맹사무총장>
한국인들이 이루어놓은 서울이란 무대에서 여러가지 즐거운 소식이 들린다.
우선 한국과 헝가리간의 상주대표부설치다. 핑퐁외교가 미국과 중국간 교류의 숨통을 터놓았던 것처럽 이제 조그만 테이블위에서 네트를 넘나드는 탁구공같이 한국과 새로운 파트너들간의 교류는 활발해 질 것이다.
나는 그동안 북한을 4번 방문했는데 탁구강자인 북한이 참가했더라면 처음으로 올림픽무대에 등장하는 탁구경기가 더욱 재미있을수 있었을텐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서울올림픽의 스타는 서울시민을 비롯한 한국국민들이다. 올림픽을 위해 불편함을 참았던 사람들, 개막식을 예술로 끌어올린 학생들, 스타디움을 지었던 인부들. 그들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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