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맡겨도 이자, 수수료 면제, 공모주 청약 자격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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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높은 이자를 주는 데다 공모주 청약 기회같은 부가 서비스까지-. 은행 보통예금과 비슷한 증권사의 자산관리계좌(CMA)에 돈이 몰리고 있다. 적은 돈을 수시로 입출금하며 공과금 납부하고 계좌이체를 하는 '생활 통장 시장'은 그동안 은행이 장악해왔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가 속속 뛰어들면서 고객들에겐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현대증권 상품개발팀 심완엽 과장은 "고객 대신 수수료를 물어주는 셈이라 증권사 입장에선 별로 돈 되는 상품이 아니다"라며 "은행이 독점하고 있는 생활금융 시장에 뛰어들어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수익률 높고 편리하기까지=CMA통장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이자율. 소액(대개 500만 이하)은 이자가 연 0.1~0.2%에 불과한 은행 보통예금과 달리 CMA는 예탁금에 상관없이 단 하루만 맡겨도 연 3~4%의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가령 500만원을 1년 간 CMA통장에 넣으면 20만원 정도를 받지만 보통예금은 1만원 챙기기도 어렵다.

편리성도 은행 보통예금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웬만한 은행 통장 기능은 다 있고 오히려 추가 서비스까지 있는 것도 많다. 동양종금증권 윤성희 팀장은 "우리.국민은행으로 한정돼 있기는 하지만 은행과 연계돼 있어 CMA통장 역시 입출금과 계좌이체는 물론 월급 자동이체나 자동납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며 "게다가 공모주 청약 자격 부여나 다양한 금융 상품의 원스톱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우리은행과 연계한 CMA통장이라면 영업시간 안에 우리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하면 우리은행 보통예금 가입고객과 똑같이 출금이나 타행 계좌이체 수수료가 면제된다. 영업 시간 외에는 최고 600원의 수수료가 붙는다.

◆CMA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현재 CMA통장을 만들 수 있는 증권사는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동양종금증권 등 10개가 채 안된다. 이름은 다같이 CMA지만 고객이 맡긴 돈을 운용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크게 어음과 환매조건부채권(RP).머니마켓펀드(MMF)형으로 나뉘고 특성도 확연히 갈린다. 예를 들어 어음관리계좌로 자산을 불리는 동양종금증권의 CMA는 예금처럼 5000만원까지 원금보장이 되지만 다른 RP나 MMF는 안된다. 그러나 RP에 투자하는 현대증권이나 한화증권 CMA가 각각 3.6~4.0%(기간 따라 차등), 3.75%의 확정금리를 주고 있다. 그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작다는 뜻이다. 동양종금 CMA는 또 결제기능 은행과 ATM사용 은행을 각각 따로 연계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최근 CMA상품을 내놓은 현대증권은 교통카드 기능이 딸린 현금카드로 서비스를 강화했다.

◆대출 필요하면 은행예금이 유리=은행은 증권사와 달리 여신 기능이 있어 대출을 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만약 마이너스 통장 등 대출이 필요한 고객이라면 CMA로 갈아타기보다는 거래해 온 은행 통장을 그냥 사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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