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 길에 더욱 강하다

중앙일보

입력

크로스오버카가 유행한다. 그 가운데 SUV에 속하는 모델 중에서 특히 눈여겨 볼만한 차들이 많다.

프리미엄 시승에서 만날 이번 모델은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다.

퍼시피카는 SUV 및 왜건 모델의 장점 외에 미니밴의 이점을 결합하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대표적인 모델로 꼽힌다. 세단이 갖는 안락함과 편의장비를 갖추고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최신 모델답게 주행성능도 만족스러워 다양한 만족감을 누리고자하는 매니아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퍼시피카의 외관은 기존 미국 차와는 다르다. 유럽 수입차와 같은 공격적인 스타일을 자랑한다. 수평으로 이뤄진 라디에이터 그릴을 비롯, 길게 뻗은 크라이슬러 로고가 전면 디자인을 부각시킨다.

전체적인 안정감도 뛰어난데다 대형세단 300C와 같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조합돼 최근 트랜드를 만족시키면서도 독창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실내에 들어서면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계기판 부분의 디자인이특히 이채롭다. 타사의 모델들이 네비게이션 모니터를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탑재하는 것에 비해 계기판 내부에 모니터를 장착했다. 속도계 안에 네비게이션이 있어 주행시 스피트미터를 확인하면서 볼 수 있어 편하다. 특히 모니터를 보기 위해 시선을 돌리는 일이 적어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센터페시아 분위기는 기존 크라이슬러 차량과 같지만 앞뒤 독립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것이 차이점. 앞 좌석 탑승자는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라디오 청취 및 음악 감상만 가능하지만 뒷좌석에 앉은 승객은 별도로 DVD를 감상할 수 있어 오랜 여행길에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있다. DVD시스템은 적외선으로 작동하는 헤드폰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시트도 6인승으로 구성돼 많은 승차 인원이 동시에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퍼시피카에는 3.5리터 V6엔진이 탑재되는데 253마력(6400rpm)의 출력과 최대토크 34.5kg.m를 발휘한다. 배기량에 걸맞는 성능도 만족스럽지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반응이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가능케 한다. 단, 최근 많은 회사들이 채용하는 다단 변속기가 아닌 4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이 되는 점이 아쉽다. 그러나 180km/h 이상도 쉽사리 오르내릴 정도로 주행성능이 뛰어나 일상 주행때 큰 불편이 없다. (최고속도 192km/h)

퍼시피카는 AWD 시스템을 기본으로 비스커스 커플링 방식을 사용해 일반적인 주행시 앞바퀴에 80%의 구동력을 배분한다. 물론 노면상황이 나빠지거나 할 경우 90%의 구동력을 뒤쪽으로 보낼 수 있어 다양한 주행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했다.

서스펜션의 움직임은 다소 크게 느껴져 승차감은 뛰어나지만 급격한 코너링에서 롤이 발생하는 경향은 있다. 서스펜션의 일부는 벤츠의 기술을 응용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자동차들이 선보여지고 있고 이제 SUV도 구미에 맞는 모델을 찾아서 구입할 수 있다. 스포츠카와 같은 달리기 성능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수백 마력대의 고성능 SUV를 선택하면 된다.

이에 비하면 퍼시피카는 평범할지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장점에만 충실하지 않고 다양한 차들의 장점을 조합시켜 만족감을 향상시켰다는 것이 퍼시피카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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