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여성 승객 상대로 노골적인 ‘성희롱’…들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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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택시기사가 여성승객을 상대로 한 성희롱 발언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대구를 깐다, 대구 대나무숲’에는 택시 안에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택시에 탑승했던 여성 승객 A양(16)이 17일 직접 촬영한 것이라고 해당 페이지는 전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택시기사는 A양(16)에게 “내가 몇 살 같아 보이느냐”고 물었다. 이에 A양은 “50대 초반”이라고 답하자 택시기사는 “어찌 이리 잘 아느냐”며 “52, 남자는 성경험을 50대가 돼야 잘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성관계 관련 발언을 시작했다.

택시기사는 이어 “네발 달린 짐승 중 성관계를 가장 빨리 하는 게 뭔지 아느냐” “토끼다, 토끼는 뒤로 가서 바르르 세 번 떨면 끝이다” “자꾸 하다 보면 경험이 생겨 재밌다, 시간도 오래가고…”는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이어 그는 “혼자 사는 게 제일 낫다. 혼자 살면서 드럼세탁기, 빨래해서 하면 말려서 나오니까…”며 “결혼해서 돈 벌면 마누라 다 갖다주고, 자식 생기면 자식 다 갖다주고…”라고 말했다.

택시기사는 계속 “혼자 살아라”를 강조하며, “‘엔조이’가 무슨 뜻인지 아느냐. 성관계하는 거다. 요즘 젊은이들은 ‘빠××’라고 하지 않느냐, 결혼하지 말고 엔조이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다”는 등 점점 발언의 수위를 더 높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을 말하듯 “아가씨든 아줌마든 처음 해보고 재밌으면 두번세번 한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아가씨들이랑 해보면 안 떨어지려고 한다. 자기들 남자친구들이랑 하면 재미가 없거든”이라고 했다.

대구의 한 택시기사가 10대 여성 승객을 상대로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을 했다. [사진 대구를 깐다, 대구 대나무숲 캡처]

대구의 한 택시기사가 10대 여성 승객을 상대로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을 했다. [사진 대구를 깐다, 대구 대나무숲 캡처]

A양은 이 영상과 함께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성관계 얘기를 처음에 하다가 ‘처녀막이 있느냐’고 물어봤다”고 적었다. 또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대답도 못 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남자하고 관계 몇 번 해봤느냐’면서 계속 물어봤다”며 “너무 무서운데 달리는 차 안이라서 안 내려주실까 봐 내려달라는 말도 못 했다”고 전했다. A양은 현재 해당 택시 기사를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그는 “2차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제보했다”며 “처음에는 무서워서 신고도 안 하려고 했는데 또 이런 이야기를 듣는 승객이 있으면 안 되니까 신고했다. 다들 조심하길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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