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보안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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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에서 계좌 이체 등을 할 때 쓰이는 보안카드의 이용법이 바뀐다.

금융감독원은 "5월부터 은행들의 전자금융 거래에 대해 비밀번호 2개를 조합해 새 번호를 만들어 쓰는 식으로 제도를 변경한다"고 24일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뱅킹의 비밀번호가 해킹당해 고객 몰래 5000만원이 인출되자 대책을 마련해 왔다.

지금은 보안카드의 비밀번호가 필요할 경우 네 자리로 된 35개의 번호 중 은행이 지정하는 1개 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그러나 5월부터는 은행이 2개의 비밀번호를 지정하면 각 번호의 앞뒤 두 자릿수를 묶어 새로운 네 자릿수 번호를 만들어 입력해야 한다. 예컨대 은행이 비밀번호 8번(1234)과 10번(5678)을 지정하면 입력해야 할 비밀번호는 '1278'이 된다.

본격적인 시행은 5월이지만 우리은행은 이미 19일부터, 국민은행도 21일부터 새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또 외환은행은 26일, 농협은 다음달 1일, 하나은행도 다음달 4일 바뀐 사용법을 시행한다. 보안카드 비밀번호가 세 자리인 신한은행은 조흥은행(4자리)과의 전산 통합이 끝나는 10월에 새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의 보안카드는 비밀번호가 35개로 한정돼 있어 해커 등이 장기간 탐지할 경우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번호 2개를 조합하면 약 1190개까지 번호를 늘릴 수 있어 보안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거액을 이체하거나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경우 등 정보 유출 위험이 큰 거래에 대해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앞으로 '일회용 비밀번호 발생기(OTP)'를 도입할 계획이다. OTP는 거래할 때마다 서로 다른 비밀번호를 무한정 만들어내는 명함 크기의 휴대형 암호계산기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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