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한강 보는 값이 3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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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최근 동호수 추첨을 끝낸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2단지와 시영.주공1단지 등의 로열층과 비로열층의 호가 차이가 순식간에 평형별로 1억~3억원 정도 벌어졌다. 평형이 클수록 가격차가 더 크다. 비인기층은 매수자가 없고, 대형 인기층은 매물이 부족한 때문이다.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잠실 주공2단지는 한강이 보이는 48평형 20층의 경우 추가 부담금을 포함해 14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반면 같은 평형 5층 이하는 11억5000만원으로 3억원이 싸다. 33평형도 고층과 저층의 가격차가 1억~1억5000만원에 이른다. 한강이 보이는 최고 입지의 고층 매물은 7억6000만원이지만 대로변 1층은 6억500만원으로 1억5500만원 차이가 난다.

잠실동 클릭공인 현정호 실장은 "1~2층의 경우 매물이 있어도 매수자가 없고, 로열층은 찾는 사람은 있는데 매물이 귀해 로열층의 호가가 점점 높아진다"며 "하지만 매수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껴 거래는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잠실 시영단지도 올림픽공원 조망권이 나오는 52평형은 추가 부담금을 포함해 14억원을 호가하지만 5층 이하 저층은 2억5000만원이 싼 11억5000만원선이다. 45평형 역시 근린공원이 보이는 성내역쪽 층은 12억~12억5000만원, 안 보이는 층은 10억원으로 2억원이 벌어진다.

잠실 주공1단지도 아직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지 못해 거래는 안 되지만 호가 차이는 크다. 한강이 보이는 45평형의 20층 이상은 14억2000만원이나 5층 이하 저층은 11억5000만원으로 2억7000만원 차이가 난다. 33평형 역시 최고 로열층은 8억원으로 최악의 비로열층(6억6500만원) 시세보다 1억3500만원 비싸다.

전문가들은 동호수 추첨 직후에는 매입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잠실 늘봄부동산 김상열 실장은 "동호수 추첨 직후엔 기대심리 때문에 호가가 비싸고, 층간 가격차도 크지만 2~3개월 후에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호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느긋하게 접근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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