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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마지막 막말’에 의원들 ‘부글부글’…류여해 “끝까지 반성 몰라”

중앙일보

입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 결과에 대해 대표직 사퇴를 공식 발표한 뒤 밖으로 나와 취재진을 등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 결과에 대해 대표직 사퇴를 공식 발표한 뒤 밖으로 나와 취재진을 등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마지막으로 막말 한번 하겠다”며 작심하고 일부 한국당 의원을 비판한 데 대해 의원들이 ‘막판 재 뿌리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내가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을 청산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내가 만든 당헌에서 국회의원 제명은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이를 강행하지 못하고 속 끓이는 1년 세월을 보냈다”고 적었다.

홍준표 전 대표의 16일 페이스북 글 일부.

마지막으로 막말 한번 하겠습니다.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 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이상 정계에 둘수 없는 사람, 의총에 술이 취해 들어와서 술주정 부리는 사람, 국비로 세계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 처럼 하루에도 몇번씩 변색하는 사람, 감정 조절이 안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 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때 줏대없이 오락가락 하고도 얼굴·경력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 속에서 내우외환으로 1년을 보냈습니다.

홍 전 대표는 글에서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인적 청산 대상이 돼야 할 의원들’을 열거했다. 홍 전 대표는 그간 자신을 향해 반발의 목소리를 냈던 옛 친박(親박근혜)계 의원들이나 비홍(非홍준표)계 중진 의원들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 의원들은 이날 홍 전 대표의 글을 두고 본인이 “모두가 제 잘못”이라며 자리에서 물러날 땐 언제고, 당이 반성하고 사죄를 통해 혁신하려는 마당에 ‘막판 재 뿌리기’를 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것”이라며 “막말로 당을 망친 분이 떠나고도 동료에게 악담을 퍼붓는 것을 보니 이 말 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선거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떠날 때는 말 없이 조용히 가야지 인신공격적 막말을 하는 것을 정말 참기 어렵다”며 “이런 인물들이 있는 당에 표 찍어달라고 했던 홍 전 대표 본인은 그럼 뭐가 되는 거냐”고 말했다.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이 16일 올린 글. [사진 류여해 페이스북]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이 16일 올린 글. [사진 류여해 페이스북]

지난해 12월 당 위신 훼손이란 이유로 한국당에서 제명된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리 당을 쑥대밭 만들고도 결국 한마디 하나”라며 “남 탓 그만하고 본인이 저지른 일이나 반성하라”고 말했다. 그는 “(홍 전 대표는) 끝까지 반성은 모른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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