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시기 싸고 진통|지하철노조 강행·유보 주장 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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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오늘 중에 총의로 최종 결정
서울지하철이「4일 파업」을 대의원대회에서「올림픽 후 파업」으로 파업을 연기했다가 파업강행을 주장하는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로 연기를 둘러싸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노조는 3일 오전 김명희 위원장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2일 밤 대의원대회의 올림픽 이후 파업연기결정을 추인하려 했으나 파업연기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몰려가 반발하는 바람에 간부회의는 추인 결정을 유보한 채 김 위원장에게 결정권을 위임하고 회의를 끝냈다.
회의가 끝난 뒤 김 위원장은 파업연기를 결정한 대의원대화결의에 반발하는 조합원이 많아 3일 중에 총의를 물어 연기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파업강행을 주장하는 조합원들은 3일 오전 노조사무실에 몰려가『노조원 전체 투표의 결과를 무시한 파업유보 결정은 무효』라며 항의시위를 계속했었다.
노조는 이에 앞서 2일 오후 7시부터 대의원 99명중 7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상대의원 대회를 예고된 대로 4일 4시부터 파업에 들어갈 것인지 여부를 격론을 벌인 끝에 4시간 15분만인 오후 11시 15분쯤 파업시기를 올림픽 뒤로 늦추기로 했었다.
노조 측은「올림픽 후 연기」로 번복 후 3일 0시30분쯤 파업연기 결의서를 발표,『노사간의 합의사항을 공사 측이 이행하지 않는 슬픈 현실에 분노한다』며『그러나 올림픽을 앞둔 파업결정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올림픽이 세계평화를 사랑하는 인류의 축제임을 감안, 전면파업을 올림픽 이후로 연기했다』고 밝혔었다.
비공개로 열린 대의원 대회는 강경파의 파업강행이 우세했으나 2차례 정회를 거친 끝에 「시민여론을 존중하자」는 파업연기 주장 대의원들의 설득이 먹혀들어 지부별 분임토의 결과 6개지부중 4개지부가 파업유보로 기울어 파업연기 결정을 내렸었다.
이에 앞서 1, 2일 이틀동안 실시된 전체 노조원대상 파업 찬반 투표에서는 79·2%가 파업강행에 찬성했었다.
투표에는 조합원 5천9백1명 중 91%인 5천3백86명이 참가, 전체 조합원의 79·2%(투표자의 86·7%)인 4천6백72명이 파업강행에 찬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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