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외교 지지' 53%로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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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이 10~13일 미국 전역의 성인 1천1백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국제 문제를 잘 다루고 있다'는 응답자는 53%에 머물러 2개월 전 67%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지난 8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후 복구를 위해 의회에 요청한 8백70억달러의 추가 예산에 대해서는 61%가 승인을 반대했다. 이는 9.11 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이 내놓은 안보나 테러 관련 정책 중 가장 심한 반대 여론을 만난 경우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만일 의회가 이 예산을 승인한다면 어떤 식으로 조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1%가 재정적자나 다른 분야의 지출을 늘리지 말고, 세금 감면 규모를 축소해 해결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견은 미국인이 이라크의 전후 안정을 위해 행정부에 '백지수표'까지 제공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도 하락은 상당 부분 대(對) 이라크 정책에 대한 지지 철회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시의 이라크 정책에 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52%로 이는 지난 4월 전쟁 직후보다 23%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응답자의 55%는 부시가 이라크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대답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부시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서도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부시의 연방예산 정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인 응답자는 60%나 됐으며 의료 정책에 대해서는 61% 이상이 비판적이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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