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부산의 정권교체를 이뤘다. 새로운 평화의 나라, 행복한 부산을 염원한 부산시민의 승리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69) 부산시장 당선인이 밝힌 소감이다.
오 당선인은 부산시장 도전 네 번 만에 승리했다. 3전4기(3轉4起)다.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재선에 도전한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66)와의 재대결 끝에 승리했다. 오 후보는 2014년 선거에서 서 후보에게 1.3%포인트 차이로 석패했었다. 민선이 시작된 1995년 이후 줄곧 보수세력(지금의 자유한국당 계열)이 차지해온 부산시장 자리를 처음으로 진보세력이 차지한 것이다.
4년 만에 여·야가 바뀐 채 치러진 이번 선거의 양상은 예년과 달랐다. 선거 초반부터 오 당선인이 모든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20~30% 포인트 차이로 서 후보를 앞섰다. ‘보수 텃밭’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 깃발을 꽂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이유다.
오 당선인은 당선 배경을 ‘지방권력 교체’를 바라는 민심이 컸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이에 더해 ”4년 전보다 조직력이 확장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시민의 정치의식이 높아졌으며,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후광 효과가 작용했다”라고도 분석했다. 다음은 오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당선의 정치적 의미는.
“일당이 계속 부산 지방정부를 지배해왔지만, 시민들은 정권 교체를 요구했다. 부산의 외형적 발전, 즉 토목 중심의 발전에서 벗어나 행복가치 중심의 행정을 요구하는 바람이었다. 시민이 주인 되고 소통하는 시정을 펼쳐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
-선거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상대방의 ‘가짜뉴스’, 즉 ‘몸이 아프다’ ‘땅 투기를 했다’‘마네킹에 인사했다’ 같은 터무니 없는 흑색선전이 많았다. 정책선거가 되지 못해 안타까웠다.”
-가장 우선시할 시정은.
“2030 세계등록엑스포를 유치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 유라시아 철도를 놓아 부산이 세계의 기·종점이 될 수 있게 물류를 키우겠다. 그게 바로 ‘동북아 해양수도 건설’이다. 또 한류와 영화, 마이스산업 등이 어우러진 문화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젊은 층을 위한 인력개발 재단도 설립하겠다.”
-현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 평화로운 나라가 되면 부산이 가장 큰 혜택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있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