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불안 알고도 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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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지난 4월 태풍에 취약한 송전탑의 보강을 요구했으나 한국전력공사는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경남지역에서 모두 10건의 송전탑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거제시 6만6천여가구의 전기 공급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는 등 큰 피해를 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자연재해 대비 실태'를 감사한 결과 충북 제천과 경남 창원지역에 설치된 7백58기의 송전탑은 안전도 재검사와 보강사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 지역 전력관리처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안정성 검토를 통과한 7백58기 송전탑 중 20기를 임의 선정해 재검토한 결과 모두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당시 "이들 철탑을 그대로 두면 태풍에 전선이 끊어지거나 철탑이 파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감사원이 보강을 요구했던 경남 창원.거제지역 송전탑이 이번 태풍으로 부러지거나 손상됐다. 한전은 이에 대해 "지적된 송전탑에 대해서는 안정성 검사를 진행 중이며 2005년까지 보강작업을 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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