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복구 힘을 모으자] 농촌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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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잦은 비로 인한 일기불순으로 1995년 이후 최악의 흉년이 예상되고 있는 터에 태풍 피해까지 겹쳐 농민들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림부는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침수보다는 강풍에 의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확기를 앞둔 과일 재배 농가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강풍에 과실이 떨어진 과수원은 2만2천ha에 이른다.

특히 알이 굵고 무거운 과실일수록 낙과가 많았다.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과실이 많이 떨어진 셈이어서 재산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확량도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는 당초 올해 사과.포도의 수확량이 8%가량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더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영남지역의 사과와 전남지역의 배 낙과율이 50%를 넘는 농가가 속출했다.

올해 풍작이 예상됐던 배의 경우 검은 반점이 생기는 흑성병이 발생한 것이 전체 수확량의 20~30%나 되는 상황에서 낙과 피해까지 겹쳐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과일은 예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침수 피해를 본 농경지는 5만5천ha에 이른다. 농민단체는 쌀의 수확량을 3천2백80만석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침수 피해까지 합치면 수확량이 더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풍 이후 병해충 피해가 늘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림부는 이에 따라 전국 2백56개의 배수장을 긴급 가동하고 산하기관 직원들을 동원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농협은 농작물 재해보상 보험에 가입한 농가를 대상으로 조기에 보험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농협은 재해보험금으로 3백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농협은 태풍피해 농가 등에 종전에 최대 연 9.2%를 적용하던 신용대출 금리를 6.0%로 낮추고 부동산 담보대출은 종전 8%를 5.75%로 인하할 계획이다.

김영훈 기자<filich@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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