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제3세계…얕보지 말라|약소국들의 88메달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서울올림픽에서도 미소를 비롯한 소규모 강대국들이 대세를 주도할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제3스포츠세계」의 도전도 전에 없이 세차게 감행될 것이며, 이 가운데 이변과 돌풍이 얼마나 실현될지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매스컴의 냉대 속에 파묻혀 온 세계스포츠 약소지역의 서울올림픽을 향한 태세를 살펴본다.

<아-태평양>
아시아와 태평양지역에는 중국이 스포츠대국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일본 및 신흥 스포츠강국 한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은 탁구·하키·유도·다이빙·체조·역도(경량급)·사격·배구 등이다.
일본은 64년 동경올림픽에서 16개의 금메달을 따낸 이래 올림픽에서 줄곧 10개 정도의 금메달을 차지해왔으나 이번 서울올림픽에서는 6개 정도가 고작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도에서 「사이토」 「스가이」 「오카다」 「야마모토」 등을 앞세워 최소한 4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있다.
파키스탄의 하키팀은 LA대회 우승팀으로 서울올림픽에서도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인도는 하키와 여자육상이 기대종목. 필리핀과 대만은 각각 시범종목인 태권도와 야구에서 우승전망이 밝다.
이밖에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홍콩 등은 메달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호주는 LA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냈으나 서울올림픽에서 그 정도 성적을 내기는 힘들 것 같다.
사이클·수영·육상·남자하키 등이 메달유망종목이며 그 중에서도 사이클에 거는 기대치가 높다. 세계챔피언인 「마틴·비니콤」이 출전할 1천m 독주와 4천m 단체추발의 메달획득이 유력시된다. 【동경AP=본사특약】

<중남미>
중남미 국가들의 메달다량획득 가능성은 그리 높은 편은 못된다. 이 지역 유일의 스포츠 강국 쿠바의 불참으로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러나 축구·배구(여자) 등에서는 세계정상권의 실력을 갖추고 있어 지켜볼 만하다. 축구는 이 지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있는 종목으로 동구권과 일대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우승후보국들은 유럽의 프로팀으로 진출한 자국 출신의 우수선수들을 불러오지 못해 고민중인데 최근에도 「안드라데」 「발도」 「알로이시오」(이상 브라질), 「카니갸」 「트로글리오」 「데조티」(이상 아르헨티나) 등 대표급 선수들이 유럽 팀에 스카웃 돼 전력차질이 예상된다.
페루의 여자배구팀은 최근 월드컵대회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격파, 올림픽금메달의 희망에 부풀어 있다.
수영에서는 지난해 팬암대회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실비아·폴」(코스타리카), 테니스에서는 금년 이탈리아오픈과 캐나다오픈 우승자이며 세계1위 「슈테피·그라프」(서독)를 두 번이나 꺾은바 있는 「가브리엘라·사바티니」(아르헨티나)에게 금메달을 기대.
육상에서는 LA올림픽 남자8백m 우승자인 「조아킴·크루스」(브라질), 5천m의 「바리오스닉」 20㎞경보의 「메나세리오」(이상 멕시코) 등이 기대주. 【뉴욕AP=본사특약】

<아·중동>
아프리카 및 중동은 스포츠 취약지대로 일컬어지고 있지만 육상 등 몇몇 종목에서는 서울올림픽에서 충분히 메달을 획득할만한 수준에 올라있다.
육상강국 에티오피아의 서울올림픽 불참으로 아프리카의 전체적인 메달전망은 다소 타격을 입게됐지만 케냐·모로코 등의 도전은 결코 만만찮다.
케냐는 3천m 장애물에서 현재 세계랭킹 1, 2, 3위인 「제임스·카리우키」 「피터·코에치」 「패트릭·상」을 앞세워 올림픽 금·은·동을 휩쓸 태세며 마라톤에서도 87뉴욕마라톤과 88보스턴마라톤 우승자인 「이브라힘·후세인」, 87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더글라스·와키후리」 등을 거느리고 있다.
지부티의 「아메드·살레」(최고기록 2시간7분7초, 탄자니아의 「주마·이캉가」(최고기록 2시간8분10초) 등도 세계최정상급 마라토너. 이밖에도 아프리카에는 우수한 마라토너가 많아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이 아프리카로 넘어갈 가능성은 대단히 크다. LA올림픽우승자인 모로코의 「사이드·아위타」도 남자육상 8백m에서 5천m까지의 세계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는 트랙의 영웅.
이집트의 「알리·라시완」(유도 95㎏이상급)도 메달획득이 확실시되는 선수. 중동에서는 별다른 선수가 전무한 상황에서 축구 등 극소수 종목에서 메달획득의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나이로비(케냐) AP=본사특약】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