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한국 IT 한수 배우러 왔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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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늘 오후에는 PC방을 둘러보면서 한국의 정보기술(IT) 환경을 직접 체험하겠습니다."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에르키 리케넨 기업.정보사회 담당 위원(장관급)은 말로만 듣던 한국의 PC방이 몹시 궁금한 눈치였다.

리케넨 위원은 "현재 유럽도 한국처럼 초고속 인터넷망을 본격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가 된 한국의 인프라를 직접 살펴보고 협력 방안을 찾아보려고 왔다"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털어놓았다. 리케넨 위원은 "인터넷은 목적이 아닌 도구"라며 "이를 통해 어떻게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킬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게임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오늘 리니지를 히트시킨 엔씨소프트도 방문할 예정"이라며 "온라인 게임의 경향을 살펴보고 유럽에서 도입할 게 있는지도 알아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방문 기간 중에 2000년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한국이 발의한 '트랜스 유라시아 네트워킹(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자 비단길')' 사업을 위해 1천만유로(약 1백30억원)를 투자하는 EU 집행위원회 계획도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담당이기도 한 그에게 올 봄부터 유럽에서 연금제도와 관련한 파업 뉴스가 유난히 많았던 게 생각나 한국의 노사관계를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리케넨 위원은 "유럽 노사관계는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전제한 뒤 "EU 안에서도 노사활동이 활발한 나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며 획일적인 평가를 경계했다.

그는 이어 "노사문제는 그 나라의 역사적.사회적.문화적 배경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아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피해갔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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