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차별 말라" IBM, 직원에 e메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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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M 임직원들은 최근 당황스런 e메일을 받았다. IBM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가 역내 지사에 "동성연애자와 성전환자(트랜스젠더)를 위한 '네트워크 콜'(다수가 참여한 전화 모임)을 한다"는 내용으로 e메일을 보낸 것. 이 e메일에서 아태본부는 "IBM은 어떠한 차별이나 고충도 없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IBM 본사의 차별방지 정책은 성(性)적 인식이나 성별 정체성 및 표현 등에 대한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IBM의 한 직원은 "e메일을 받아본 후 동성애와 성전환이 남의 얘기가 아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서는 IBM을 보수적인 조직으로 여기고 있지만, 실상은 소수자를 우대하는 급진적인 정책을 많이 펴는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IBM은 1953년 당시 회장이던 토마스 왓슨2세가 차별을 금지하는 '동등 기회 정책'을 도입한 이후 다양성을 추구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행해왔다. 종전에는 여성과 소수인종, 장애인 등이 '소수자'(마이너리티)로 분류돼 취업과 승진 등에서 우대를 받아왔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IBM은 지난해 동성애자와 성전환자까지 소수자로 우대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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