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헌법 절차에 따른 박근혜 탄핵, 새정부 출범 마중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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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보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보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20대 전반기 국회에서 가장 큰 사건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29일 20대 전반기 국회의장 임기를 끝낸다.

정 의장은 이날 퇴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헌정사상 초유의 국가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국회는 헌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탄핵안을 처리했다”며 “헌정의 중단과 국정공백 없이 새정부 출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이는 우리 국회가 들불처럼 일어선 민심을 깊이 헤아린 결과”라며 “입법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재확인한 계기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다만 “30년 만에 찾아온 헌법개정 기회가 무산된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1987년 개헌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설치, 개헌 문제를 공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며 “비록 6월 개헌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축적해온 개헌 논의와 새 헌법에 대한 범국민적 열망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내일을 여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1년 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개헌과 분권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정파의 이해라는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며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대결적 정치문화를 청산하고 다당체제에 걸맞은 협치의 모델을 확립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천금같이 여기고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장은 이어 “이제 의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다시 평의원으로 돌아가지만 공동체의 화합과 지속가능한 미래,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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