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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52 폭격기, 17일 일본과 훈련…한국은 불참 통보?

중앙일보

입력

2016년 1월 10일 미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가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두 대(B-52의 오른쪽)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두 대(B-52의 왼쪽)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사진 공군]

2016년 1월 10일 미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가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두 대(B-52의 오른쪽)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두 대(B-52의 왼쪽)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사진 공군]

 미 공군의 전략(핵)폭격기인 B-52H 2대가 지난 17일 한반도 남단 인근 상공을 비행했다. 이 폭격기들은 괌에서 이륙한 뒤 오키나와 근처에서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으로 들어가 일본 항공자위대 F-2 전투기들과 훈련 비행을 했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는 진입하지 않았다.

 당초 이 훈련이 한국을 포함한 한ㆍ미ㆍ일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으로 계획됐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블루라이트닝(Blue Lightning)이라는 명칭의 훈련은 한국 측의 불참으로 미ㆍ일 사이에서만 진행됐다. 블루라이트닝은 24일까지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한ㆍ미 연합 공군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와는 별개다. 맥스선더는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를 선언하며 문제로 삼은 훈련이다.

 WSJ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다음 달 12일 북ㆍ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블루라이트닝 훈련을 하는 것은 긴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하자 미국 정부가 B-52를 한국의 공역(KADIZ)에 최소한만 들어가는 방향으로 훈련 계획을 수정했다. 김형철 전 공사 교장(예비역 공군 중장)은 “말이 3국 훈련이지 미 폭격기가 KADIZ에 들어오면 우리 전투기가 호위해 JADIZ로 넘겨주고, 그러면 일본 전투기가 호위를 잇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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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지난주 초 한국의 참가는 아예 취소됐다. WSJ는 지난 16일 오전 8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ㆍ미연합사령관의 긴급 회동 이후 벌어진 일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당일 송 장관을 만났던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송 장관이 맥스선더와 관련해 브룩스 사령관을 만나 내일(17일) B-52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송 장관은 ‘B-52가 맥스선더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WSJ의 보도대로라면 문 특보와 송 장관의 말이 절반씩 맞은 셈이다. 문 특보는 B-52의 KADIZ 진입을 송 장관이 막았다는 사실을 맞힌 게 되고, 송 장관은 B-52가 블루라이트닝용이지 맥스선더용은 아니란 걸 맞게 얘기한 셈이 된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은 “B-52와 같은 전략자산을 북ㆍ미정상회담 전까지 한국에 전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한국과 미국이 진작에 정한 것”이라며 “지난 16일에 한국의 블루라이트닝 불참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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