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 짜리 무역센터 서울 새 명물|1일 문여는 무역 총본산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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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 강남의 새 명소 무역센터가 사실상 공사를 끝내 무역협회(회장 남덕우)가 8월1일 센터 내의 중심건물인 무역회관에 첫 입주한다.
무역협회는 우선 이사급 등 임원진의 이사를 시작으로 5일까지 모든 사무실의 이전을 마치며 8월말까지는 무역회관 및 종합전시장에 들어갈 1백37개 업체의 입주를 끝낼 예정이다.
무역협회가 입주하는 무역회관은 지상 55층, 지하 2층 연건평 10만7천7백평방m의 메머드 빌딩. 여의도 63빌딩에 이어 서울에서 2번째로 높은 거물이다.
종합무역 센터는 이 무역회관 외에 지상 4층 지하 2층에 달하는 종합전시장의 본관건물, 지상 33층 지하 4층 연면적 13만4천3백60평방m의 호텔, 지상 8층 지하 4층의 백화점과 지상 7층 지하 4층 규모의 공항터미널 등을 포용할 무역한국의 심장부다. 그 방대한 규모와 위용은 강남의 새로운 명소로 손색이 없다.
이 센터 건립에 들어간 비용만도 무협이 전액을 출자한 무역회관과 종합전시관건설에 1천8백억원, 그리고 나머지 호텔 등 부속건물건설에는 1천2백억원 등 모두 약 3천억원이 투입되었다.
이중 백화점과 호텔은 국내 10여개 기업체의 민자를 유치해 건설돼 백화점의 경우 현대에서, 호텔의 경우는 세계적 호텔업체인 인터콘티넨탈사에서 운영을 맡게 된다.
종합무역센터내의 가장 핵심적인 시설은 종합전시장.
국내 유일의 국제규모전시장으로 각종 전문전시회와 박람회 개최 및 우수상품의 상설전시를 통해 우리상품의 수출저변을 확대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케 된다.
상설전시장과 전문전시장으로 나누어지는데 상설전시장은 국내 12개 대기업들이 참가하는 기업 홍보관과 수입 및 수출상사전시장·견본 전시장으로 구분해 대기업의 첨단기술제품부터 중소수출업계의 우수상품에 이르기까지 우리상품의 수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또 하나의 풍물은 공항에서 해야할 수속을 미리 마칠 수 있는 공항터미널. 이곳에는 출국수속뿐만 아니라 해외바이어들은 물론, 국내 무역업자들까지도 교역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받을 수 있는 원 스톱(One Stop) 서비스체제가 갖추어져있다.
따라서 외국바이어들이 입국, 김포공항에서 수속을 마친 다음에는 셔틀버스로 이곳에 와 모든 업무를 볼 수 있고 출국할 때에도 이곳에서 모든 수속을 끝내고 바로 공항으로 가 비행기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이와 같이 앞으로 2000년대 한국무역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될 도시 속의 트레이드타운(Trade Town) 무역센터도 그 완공을 보기까지는 숱한 화제와 파문을 던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원 짜리 토목공사」 시비.
이는 현대·대우 등 대기업건설업체들이 20억∼30억원의 낮은(?) 입찰가격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1원」에 입찰한 극동건설에 기초공사가 낙찰된 데서 비롯된 것.
원래 무협이 건축원자재를 공급키로 하고 건설업체는 인건비만을 부담키로 한 토목공사에 극동건설이 최저가격인 「1원」에 입찰, 공사를 따냄으로써 물의를 빚었으나 결국 극동은 이 연분으로 이후의 지상공사까지 모두 따내는데 성공, 히트한 셈이 됐다.
종합무역센터는 또 건축허가권자인 서울시로부터 3번씩이나 고발조치를 당하는 불명예를 겪기도 했다.
서울시의 건축허가가 나오기 전에 미리 공사에 착공한 때문.
착공은 85년 3월에 했으나 정작 건축허가는 무려 1년이나 지난 86년 4월이었으니 시비거리가 안될 수 없었다.
서울시는 86년 4월10일, 87년 2월23일, 88년 7월11일에 각각 무역회관 지하층·백화점·터미널의 지하층·터미널 지상부분이 건축허가가 나기 전에 공사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관할경찰서에 고발조치를 했고 사업주체 측인 무역협회와 관련기관들은 결국 벌과금까지 물고 신축변경허가를 새로 얻어 공사를 진행해야했다.
아뭏든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개관을 앞두고 있는 이 센터는 앞으로 명실상부한 「무역의 총본산」 역할을 맡게된다. 각종 무역정보제공·거래알선 및 계약체결 등의 업무를 일괄처리 할 수 있는 종합기능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센터건립으로 인한 신규바이어유치와 기존바이어의 추가구매에 의해 수출은 연간 12억달러 증가할 것이며 그에 따른 고용증대효과도 수출 1백만달러당 취업유발인구를 63명으로 볼 때 모두 7만5천6백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센터건설에 의한 업계의 비용절감효과도 상당하다. 주요창구의 집결에 의한 일괄서비스 체계확립에 의해 창구업무처리 능률이 50% 향상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창구업무처리를 위해 업계가 연간 소비하는 총 경비 3백35억원의 50%에 해당하는 1백68억원이 절감된다는 얘기다.
무역센터의 공식 준공일은 9월7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1일 무역협회의 첫 입주는 21세기를 내다보는 무역센터의 가동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박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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