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급등세…달러화도 동반상승

중앙일보

입력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달러화도 덩달아 강세를 보였다.

10년물 금리 장중 한때 3.09% #심리적 지지선인 3.1%에 근접 #달러화는 엔화대비 0.67엔 상승 #

15일(현지시간) 경제채널 CNBC에 따르면 글로벌 장기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만기 국채금리가 3.072%에 마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수익률. [자료=CNBC]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수익률. [자료=CNBC]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3.091%까지 올라,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3.1% 돌파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다음 지지선인 3.2%를 넘어서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2.589%까지 올라 2008년 8월 이후 10년 만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초 장기물인 3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3.22%까지 올랐다.

 실물경제로 곧바로 영향을 끼쳤다. 당장 장기물 국채금리에 연동되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점진적으로 진행중이고, 미국의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국채금리를 끌어올렸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업체 매출은 전월 대비 0.3% 증가하면서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3월 소매판매는 2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에서 벗어나 0.8% 증가한 바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케이시 보스트재닉 헤드는 “소매판매 호조는 소비 지출이 강하고, 성장세가 좋다는 신호”라며 “세제개편이 1분기에 보지 못했던 영향을 이제 소비자들한테 끼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같은 경기호조 속에 안전자산인 채권시장보다는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부각되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채권가격 하락은 금리상승을 의미한다.

 국채금리 상승에 달러화 또한 동반 상승했다. CNBC에 따르면 15일 오후 5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32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65엔보다 0.67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4월 소매판매 발표 직후 엔화에 110.37엔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새로운 무역 협상이 미국 경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는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무역 격차를 해소하는데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주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미ㆍ중 2차 무역협상에서 일정 부분 접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리처드 페리 핸텍 마켓츠의 시장 분석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위험이 감소하는 것이 미 국채 수익률의 상승을 돕고 있다”며 “금리 차는 외환시장의 동력이기 때문에 달러-엔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는 난항이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NAFTA 재협상이 마감시한인 17일까지 종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금리 급등에 뉴욕증시는 출렁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93포인트(0.78%) 하락한 2만4706.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8.68포인트(0.69%) 내린 2711.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9.69포인트(0.81%) 하락한 7351.63에 각각 마감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