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오래끌면 수출도 큰 타격|―화물운송 중단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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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내화물 운송의 대동맥인 철도운행이 기관사들의 노동쟁의로 마비되면서 전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철도운행은 정부의 강력대응으로 파업 이틀째를 맞는 27일부터 점차 제궤도를 찾고 있으나 분규의 근본원인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완전한 정상가동까지 장기간이 걸리는 경우 철도수송 의존도가 큰 정유·석탄·시멘트 업계등과 일부 수출업계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철도가 차지하는 화물수송은 국내화물수송량의 22%. 철도로 수송되고 있는 화물은 하루평균 16만6천5백t으로 철도청은 총화물열차 보유량 1만5천량중 3천7백량을 매일 운행시켜왔는데 파업으로 이같은 운행이 거의 중단되고 있다.
더우기 철도청은 급한대로 여객중심의 비상운용대책수립을 우선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석탄·시멘트·광석·컨테이너·유류·비료등의 운송길이 막혀 각종산업체의 원자재확보난을 가중시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업계는 철도운행 마비사태로 공사중단·조업단축에 이어 자금난마저 악화될 우려가 커 사업장별 원자재비축점검과 공장가동대책등 비상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수출입엄>
경인공업지역에서 부산항컨테이너부두로 나가는 컨테이너 화물의 수송이 전면중단되는등 수출입화물의 적기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철도를 통해 부산항컨테이너부두로 나가게 되어있는 수출컨테이너화물이 부곡컨테이너야드에 묶인채 수송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말에 집중적으로 부산항에 들어올 예정인 구미지역운항 풀컨테이너선에 선적할 화물의 경우 수송을 못하면 다음주에 입항하는 선박에 수송할 수밖에 없어 클레임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부간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10%에 해당하는 물동량이 매년 경부간 철도를 통해 수송되고 있는데 지난5월말 현재 철도수송화물은 총 2천5백65만1천t으로 이중 91만7천t이 컨테이너화물이었다.

<유류>
소비지 저유량이 3∼10일분에 불과한데다 별도의 수송대책을 세울수 없어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기업의 자금사정을 감안해 산업용 유류를 3∼7일분만 비축하고 있어 파업이 오래갈 경우 산업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유류수송의 철도의존율은 18% (하루 유조차량운행 2백50량) 인데 당국과 관련업계는 철도수용저유소의 재고활용, 유조차대체수송, 출하지변경등 철도파업에 따른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장기적인 대책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멘트>
전체물량의 40% 정도를 철도수송에 의존하고 있어 철도파업이 장기화되면 업계및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올수밖에 없다. 그러나 요즘이 때마침 장마철로 시멘트 비수기여서 당분간은 철도파업에 따른 후유증은 없으리라는게 업계의 견해다. 서울·경기등 수도권에만 10여일분인 2백만부대(8만t)의 재고가 쌓여있는데다 가격 또한 부대당(40㎏들이) 1천9백50원선으로 적정가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번 사태를 별로 심각하게 생각지 않고 있다.
시멘트의 철도수송 의존도가 높은 까닭은 물건자체가 가격에 비해 부피가 크기 때문인데 동양시멘트·아세아시멘트등 생산업체들은 만약 1주일이상 화물열차가 움직이지 않을 경우 자동차에 의한 육로수송을 대폭 늘릴 별도의 수송대책을 준비하고있다.

<석탄>
석탄의 경우 하루 철도 수송량은 무연탄 6만3천t(1천4백량), 유연탄 3천6백t(80량) 등 모두 6만6천6백t (1천4백80량) 으로 철도의존율이 80%로 높다.
동자부에 따르면 6월말현재 소비지저탄량은 5백71만5천t으로 월동기수요량 60일분이 있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무연탄은 하루 최대수송량이 1천4백량 (약6천7백t) 으로 연간 평준화되어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미수송분을 단기일내에 수송할수 없어 월동기 연탄수금에 영향을 줄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15일이상 수송이 중단되면 산지재고량이 2백만t으로 증가, 탄광의 조업중단이 불가피해 강원지역등 영세탄광업체가 경영압박을 받고, 유연탄도 모두 시멘트공장에 공급되는 것이어서 기간산업에 타격을 줄것으로 예상되고 었다.

<기타>
생필품은 철도수송되는게 거의 없으나 시멘트·석탄 석유화학제품등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수급불균형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물가가 크게 우려되는 마당에 철도파업이 여기에 가세한 셈이다.
이밖에 군산·전주등에서 하루 1천3백5t (29량) 씩 수송되고 있는 신문용지도 현재 15일분이 저장되어 있으나 지종에 따라 부족분도 상당수있어 구득난이 예상된다.
또 우편물은 대도시 상호간 우편물운송을 체신부가 육로운송으로 전환하고 있으나 일시에 많은 우편물이 집중, 배달지연사례가 생기고 있다.
이밖에 철도수입 (평상시 하루 여객10억2천7백만원, 화물7억9천6백만원)손실도 적지 않아 이번 파업으로 화물수송은 거의 중단된채 여객운송수입도 일부 (2억5천9백만원) 만 올리게돼 하루에 15억6천4백만원의 수입감소를 초래하게 됐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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