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삼성 미전실 대체 새 컨트롤타워 구축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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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은 기존 미래전략실과 다른 새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14일 김상조 위원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으로 쪼개진 소(小)미전실 시스템으로는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컨트롤타워 형태로 유럽의 ‘듀얼 어프로치’ 방식을 제안했다. 듀얼 어프로치는 그룹에 비공식적인 의사결정 조직을 만들고, 여기서 결정된 사항을 각 계열사 이사회 등에서 공식적으로 재차 승인하는 방식이다.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문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정리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은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컨트롤타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달려 있다”며 “컨트롤타워에서 잠정적으로 의사결정을 한 뒤 각 계열사에서 이해관계자 권익 침해 없이 독립적 절차를 통해 최종 결정을 한다면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아도 그룹 의사결정 구조를 투명하게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삼성이 너무 늦지 않게 결단을 내려줬으면 한다”며 “삼성의 움직임 없이 정부가 미리 판단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계획 정도는 올해 안에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재벌개혁의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선 “시민단체들이 가진 경제에 대한 인식은 공권력이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과거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대안을 지금 적용하면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에 장애가 된다”며 “이젠 시민사회 경청을 넘어 소통하고 당부하며 설득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재계 3세 경영자들에 대해서도 뚜렷한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재벌 3세들은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룹 규모가 과거보다 너무 커져서 창업자가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수십 개 계열사에서 벌어지는 일을 일일이 보고받고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그룹 상황이 달라진 만큼 3세 총수는 코디네이터(조정자)로서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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