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만의 재방송처럼 … 김정은·시진핑 만남 뒤 또 평양 찾은 폼페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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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간 40일 전 상황이 평양에서 다시 연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복심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한 것이다.

두 차례 모두 북한서 초대한 형식 #첫 번짼 극비, 이번엔 기자동행 달라

폼페이오 장관의 첫 방북은 3월 31일~4월 1일이었다. 김정은은 3월 25~28일 극비리에 중국 베이징을 열차로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김정은이 방중 일정을 마무리한 후 사흘 만에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간 것이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지명자이자 중앙정보국(CIA) 국장 신분이었다.

이번에는 시간 차가 더 줄었다. 김정은은 7~8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9일 평양에 도착했다. 출발한 날은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8일이었다. 김정은의 두 차례 비밀 방중 뒤에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깜짝 방문하는 ‘재방송’ 같은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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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정상 간 협의 뒤 북·미 간 고위급 접촉이 이뤄진 것은 미·중 간에도 이와 관련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백악관은 3월 27일 성명을 내고 “김정은의 방중에 대해 중국 정부가 화요일(오늘) 백악관에 연락을 취해 우리에게 브리핑했다”고 밝혔다. 이번 다롄 북·중 정상회담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통화해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형식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첫 번째 방북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주선에 의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중개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북한 측의 초청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방문에 대해 미국 측은 아예 북한의 초대라고 소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출발 전 트위터에 “북한 지도부의 초대를 받아 북한으로 다시 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첫 번째처럼 극비가 아니라 기자들이 동행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폼페이오 장관과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평양 도착 전 동행한 기자들에게 북한과 협의할 내용을 소개하는 브리핑 시간을 갖기도 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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