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아이셋맞벌이] 없어? 막내 분유, 둘째 두유 … 휴, 정신이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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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시켰니? 저녁때부터 먹일 게 없는데?"

아차, 또 깜박했다. 친정 엄마의 전화를 받고서야 막내의 분유가 떨어졌다는 걸 깨달았다. 첫애를 낳고는 분유와 기저귀를 사러 가는 일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해 대형 마트에 가도 일부러 달랑 1개만 사 오곤 했다. 하지만 둘째를 낳고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급한 일부터 처리하고 주문해야지' 하다 보면 오늘처럼 까맣게 잊어버리는 일이 종종 생긴다. 특히 최근 몇 개월째는 떨어지기 전에 제때 구입한 적이 거의 없는 듯하다. 지금 주문을 해도 2~3일 후에나 배달될 테고, 퇴근하면서 구입하면 늦고, 집 근처엔 아기를 업고라도 나가 사올 수 있는 수퍼가 없으니 주문하기 전에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다행히도 작은 언니가 매일 오전 친정에 들른다는 것이 생각났다.

"언니, 지금 어디야? 아직 집에 안 갔으면 가면서 아기 분유 좀 사다줘라. 가는 길에 있는 수퍼에는 ○○브랜드가 없으니까 그냥 아무거나 사다줘."

원래는 같은 브랜드의 같은 제품을 쭈-욱 먹어야 하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다른 제품을 먹이게(하필이면 동네 수퍼마켓에서는 팔지 않는 제품을 먹이고 있다) 됐다. 다른 엄마들은 브랜드를 바꾸면 큰일 나는 줄 알지만 어쩌랴. 뭐라도 먹여야지. 제때 분유와 기저귀를 구입하지 않아, 남편에게나 친정 엄마에게 '도대체 엄마가 뭐하는 거냐?'는 소리까지 듣는다.

하지만 나도 할 말이 있다. 사실 너무 바빠서 잊어버릴 때도 있지만, 워낙 자주 구입해야 하니 헷갈리기도 한다. 막내의 기저귀를 사 두면 둘째 것이 없고, 둘째의 두유를 사 놓으면 막내의 분유가 없다. 여기에 세제.반찬거리 등 자잘한 장보기까지 책임져야 하니 헷갈릴 수밖에. 연년생 삼형제를 키우면서 많게는 기저귀를 크기별로 세 번, 분유와 두유를 연령별로 세 번 구입해야 하던 때도 있었다. 아무튼 이제 막내도 벌써 11개월이니 분유를 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1년 후면 남들이 분유나 기저귀를 사는 걸 보고 부러워할 수도 있을 테니까 남은 기간엔 실수 없이 준비해 놓아야겠다.

박미순 레몬트리 기자



◆밤중 수유 떼는 노하우=맞벌이든 아니든 아기를 키울 때 그 어떤 것보다 힘든 것이 바로 아기가 밤에 자주 깨는 것이다. 크면 나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냥 두지 말고 어느 정도 훈련을 시키면 그 시기가 앞당겨져 엄마가 좀 더 편해질 수 있다. 게다가 아기가 깨지 않고 잘 자면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친정 언니들도 조언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베이비 위스퍼'(트레이시 호그 지음, 세종서적)란 책을 보고 그대로 따라했다. 방법은 4시간마다 먹이던 분유를 저녁시간부터는 3시간, 2시간으로 앞당겨 먹이는 것. 예를 들어 오후 6시에 먹인 다음 원래는 10시에 먹여야 하지만 9시에 먹이고 나서, 다시 11시에 먹이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밤 12~1시쯤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또 먹인다. 아기는 배가 부르면 잠을 깨지 않는 것. 그래도 처음에는 오전 3~4시쯤 다시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때는 분유를 묽게 타서 먹인다. 나중에는 보리차만 먹이기도 했다. 3개월 이후부터 이렇게 두 달 정도 천천히 연습시키면 5개월째부터는 오전 6시나 7시에 깨어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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