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평가2006년1분기] 오락가락 증시 … 안정형 빛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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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는 지속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안정적인 상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정형' 이름값 했다=지난해는 주가 강세로 성장형 펀드들이 축제를 벌이는 통에 안정형 펀드는 찬밥 신세였다. 그러나 약세장으로 돌아선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수익률이 가장 뒤쳐졌던 안정형 펀드가 0.09%로 가장 좋은 성과를 냈고, 그 뒤를 안정성장형(-0.92%)과 성장형(-4.04%)이 뒤를 이었다.

안정형 펀드가 약세장에 강한 것은 변동성이 작기 때문이다. 강세장에서는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큰 편차를 보이는 변동성 큰 성장형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진다. 대신 약세장에선 그만큼 많이 까먹게 된다. 반면 변동성이 작은 안정형 펀드들은 약세장에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올 1분기는 안정형 펀드가 장기투자 목적에 잘 맞는다는 점을 확인한 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가치주.배당주에 주목하라=같은 종류의 펀드중에서도 최고.최저 수익률 편차가 좁은 펀드, 즉 변동성이 적은 펀드들의 수익률이 높았다. 대체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그리고 중소형주에 비해 대형주가 고른 수익률 편차를 보이며 성적도 좋았다. 또 주가 등락에 덜 민감한 배당주 펀드의 성과도 상대적으로 좋았다.

성장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 3.67%로 1위를 차지한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쥬니어네이버적립주식1'을 비롯해 4위까지가 모두 가치주 위주로 투자한 펀드들이었다. 상위권에 오른 펀드 대부분이 가치주나 혼합주였고, 지난해 성적이 좋았던 성장주들은 대부분 뒤로 밀렸다.

우리자산의 최창훈 주식운용1팀장은 "약세장에서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강세를 띄기 마련"이라며 "가치주와 중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짠 덕분에 '우리쥬니어네이버적립주식1'펀드가 고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당주 펀드 중에는 미래에셋투신의 '미래에셋 3억만들기 배당주식1'과 우리자산의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1A'가 나란히 성장형 펀드 수익률 3, 4위를 차지했다. 안정성장형 펀드 수익률 1~3위가 모두 배당주 펀드였다.

◆몸집 클수록 부진=펀드 규모가 2조원을 넘는 미래투신의 '미래에셋 3억만들기 솔로몬 주식1'을 비롯해 설정액 50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 11개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랜드마크운용의 '랜드마크 1억 만들기 주식1'과 칸서스운용의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1ClassK'가 그나마 전체 성장형 펀드 가운데 각각 수익률 상위 16%와 40%안에 들어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 나머지는 모두 하위 30%에 속할 만큼 부진을 면치 못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최상길 상무는 "펀드 규모가 커지면 주가 움직임에 맞게 발 빠르게 종목을 교체하기 어렵다"며 "대신 다양한 종목 투자로 이를 보완해야 하는데 국내 증시에 살 주식이 다양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권순학 마케팅팀장은 "대형 펀드는 당장의 수익률보다 2~3년 후에 좋아질 종목을 미리 편입하는 장기투자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머니팀=표재용·안혜리·손해용 / 자료=제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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