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북으로 돌아간 가운데, 이날 김 위원장을 근접 경호한 경호원 12명이 눈길을 끌었다.
북측 경호원들은 이날 오전 8시 28분쯤 군사분계선을 향하는 김 위원장과 함께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의 주변을 둘러싼 이들은 첫 등장부터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았다.
경호원 12명 모두가 키가 컸고, 체격이 비슷했다. 여기에 짧은 스포츠머리, 흰 셔츠, 파란 넥타이, 검은 양복을 맞춰 입어서 모두 같은 사람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경호원 12명은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호기심을 유발했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을 둘러싸고 있던 이들은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문 대통령을 만날 때 한쪽으로 사라졌다.
소리없이 사라진 이들은 당시 환담 장소로 예정된 '평화의 집' 1층에서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와 책상 등을 소독하고, 도청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 점검했다.
이들은 방명록이 놓인 테이블 의자의 앉는 부분과 등받이, 목재로 된 팔걸이 등을 꼼꼼히 닦았고, 펜과 방명록 까지 소독했다.
소독과 점검을 마친 경호원들은 또 두 정상의 오전 회담이 시작되자 모습을 감췄다. 경호원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시각은 오전 11시 57분 회담이 끝난 후였다.
당시 김 위원장이 '평화의 집' 앞에 대기하던 특수 방탄 차량 벤츠에 오르자 경호원 12명이 방탄차량을 둘러쌌다.
이후 차량이 서서히 움직이자 경호원들도 차량 속도에 맞춰 함께 뛰었다. 구두를 신고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등 철통 경호를 보여줬다.
김 위원장의 차량 호위 모습은 모든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끝난 뒤에도 재연됐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을 근접 경호한 경호원들은 북한 현역 장성인 김철규와 신원철의 부대 병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호위 업무를 전적으로 관장하는 '호위 1국' 요원들로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쳐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