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움직인다…김정은 호위한 北 '경호원 12명'의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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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판문점으로 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호위하는 경호원12명(왼쪽)과 오전 회담을 마치고 북측으로 향한 김 위원장의 차량을 에워싼 모습(오른쪽). [뉴스1]

27일 오전 판문점으로 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호위하는 경호원12명(왼쪽)과 오전 회담을 마치고 북측으로 향한 김 위원장의 차량을 에워싼 모습(오른쪽). [뉴스1]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북으로 돌아간 가운데, 이날 김 위원장을 근접 경호한 경호원 12명이 눈길을 끌었다.

북측 경호원들은 이날 오전 8시 28분쯤 군사분계선을 향하는 김 위원장과 함께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의 주변을 둘러싼 이들은 첫 등장부터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았다.

경호원 12명 모두가 키가 컸고, 체격이 비슷했다. 여기에 짧은 스포츠머리, 흰 셔츠, 파란 넥타이, 검은 양복을 맞춰 입어서 모두 같은 사람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경호원 12명은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호기심을 유발했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을 둘러싸고 있던 이들은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문 대통령을 만날 때 한쪽으로 사라졌다.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 마련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명록을 작성할 책상과 의자에 북측 경호원들이 분무기를 활용해 소독약을 뿌리고 닦아내고 있다. 또 다른 경호원은 도청장치 검색을 하고 있다. [뉴스1]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 마련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명록을 작성할 책상과 의자에 북측 경호원들이 분무기를 활용해 소독약을 뿌리고 닦아내고 있다. 또 다른 경호원은 도청장치 검색을 하고 있다. [뉴스1]

소리없이 사라진 이들은 당시 환담 장소로 예정된 '평화의 집' 1층에서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와 책상 등을 소독하고, 도청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 점검했다.

이들은 방명록이 놓인 테이블 의자의 앉는 부분과 등받이, 목재로 된 팔걸이 등을 꼼꼼히 닦았고, 펜과 방명록 까지 소독했다.

소독과 점검을 마친 경호원들은 또 두 정상의 오전 회담이 시작되자 모습을 감췄다. 경호원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시각은 오전 11시 57분 회담이 끝난 후였다.

당시 김 위원장이 '평화의 집' 앞에 대기하던 특수 방탄 차량 벤츠에 오르자 경호원 12명이 방탄차량을 둘러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전 정상회담을 마치고 북측으로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의 차량을 에워싼 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전 정상회담을 마치고 북측으로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의 차량을 에워싼 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후 차량이 서서히 움직이자 경호원들도 차량 속도에 맞춰 함께 뛰었다. 구두를 신고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등 철통 경호를 보여줬다.

김 위원장의 차량 호위 모습은 모든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끝난 뒤에도 재연됐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을 근접 경호한 경호원들은 북한 현역 장성인 김철규와 신원철의 부대 병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호위 업무를 전적으로 관장하는 '호위 1국' 요원들로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쳐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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