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언론에 한국기업광고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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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공에서 발행되는 각종매체에 한국기업을 소개하는 광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공과의 경제협력 가능성이 증대되고 기업인들의 중공방문이 줄을 이으면서 기업진출보다 한발 앞서 광고가 중공땅을 먼저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에는 원래 광고라는게 없었다. 그런데 최근 공산권 각국이 경제개발을 서두르면서 이를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같은 추세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중공이다. 동구권 국가들은 공항 부근에 입간판 광고를 검토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중공은 80년대초부터 모든 매체에 광고를 허용하는 전면 개방정책을 택해왔다.
중공에는 84년말 현재 3백80여개의 일간지와 4천여종의 잡지가 발행되고 있고 6천5백만대의 TV가 보급돼 있다. 이들이 모두 광고매체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7천여개의 옥외 광고가 허용되고 있다. 다만 예외가 있다면 인민일보 1면에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을 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중공광고는 이제까지 홍콩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중공본토에 직접 광고하는 힝태로 바뀌고 있다』고 대중공 광고전략의 변화를 설명했다.
대기업보다 앞서 중공에 적극적 관심을 보인 보루네오가구는 이 방면에서 선두다.
중공에서 발행되는 최대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지난 4월21일 국내기업중 최초로 광고를 게재한데 이어 광명일보 직통차(홍콩구룡에서 광주를 잇는 철도안내잡지)에도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또한 1천2백만원을 들여 광주TV에 20분짜리 회사소개 영화를 3회 방영할 계획이며 북경·상해·광주등의 버스 외부광고도 검토하고 있다.
종합상사들도 중공 본토광고에 열을 올리기는 마찬가지.
쌍룡은 중국민항기내지·남방일보·현대기차(China Automotive, Journal)직통등에 금년 상반기동안 50회이상 광고롤 게재했고 하반기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금성사 역시 중공본토의 광고에 적극적이다. 중국민항기내지를 비롯해 중공에서 발행되는 전자전문지에 기업소개 광고를 싣고 있다.
두 회사는 연초 대중공광고에 50만달러를 책정했으나 당초계획보다 2배이상이 지출될 전망이다.
중공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도 국내기업이 스폰서로 등장하고 있다.
6월초 광동설에서 개최된 「중국10대 명성회의」(중공의 영화배우·탤런트중 10대스타를 뽑는 행사)의 스폰서는 대우였다.
대우는 6만달러의 후원금액을 내고 광주일보·양성만보등의 전페이지 행사안내광고와 행사안내판에 대우 로고를 삽입했다.
오는 10월 심천특구에서 열릴 「세계 쿵후 챔피언전」도 한국기업을 상대로 25만홍콩달러에 스폰서를 구하고 있다.
이같이 중공 본토에 대한 광고가 늘어나자 이를 중개해주는 전문업체까지 등장, IPR·월드마키팅등 광고대행사들이 앞장서고 있다.
월드마키팅 박오규사장은『중공은 홍콩에 비해 광고요금이 10분의1밖에 안돼 적은 금액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북한과외 관계를 고려해 「남한」이란 단어를 쓰지 못하게하는 등 미묘한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미묘한 문제가 해결되면 국내기업의 중공광고는 엄청나게 늘어날 전망이다.
광고는 기업진출의 전위이자 첨병인 셈이다. <한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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