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서울대 입시] 정시는 수능…수시는 내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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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8일 발표한 2005학년도 입시안의 특징은 정시모집에서는 수능이, 수시모집에서는 내신성적과 특기가 주요 선발요소가 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에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던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목고.대도시 명문고.비평준화 고교 출신과 재수생이 유리할 전망이다.

또 지역균형선발전형이 '고교장 추천+내신 성적'으로 확정돼 '지역 할당'이라기보다 '비명문 배려'의 성격이 강하다. 지역별로 입학 인원을 할당한 것이 아니라 고교별로 3명씩 지원자격을 준 것이어서 서울이거나 벽지거나 소규모.비명문 고교들이 똑같은 혜택을 보게 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7차 교육과정을 받은 첫번째 수험생이란 점에 맞춰 다양한 인재를 뽑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지방 학생부터 특목고 학생까지 서울대 입학의 공평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고교 졸업예정자 가운데 학교장 추천으로 3명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모집인원은 단과대별로 정원의 20%선이다.

1단계에서 내신만으로 모집 인원의 2~3배를 추린 뒤 ▶내신 80%▶서류 10%▶면접 10%로 최종 선발한다. 내신 성적은 기존의 '평균석차백분율'을 보완, 학생 수가 적은 학교라도 불리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조절해 평가할 방침이다.

◇특기자 전형=각 모집단위에서 인정하는 올림피아드 참가자와 입상자에게만 지원 자격을 준다(의예과.수의예과 제외). 과학고 학생은 수학.과학 전문교과목을 20단위 이상 듣고 상위 30% 이내의 점수를 받으면 자연계에 지원할 수 있다.

인문계에선 텝스(TEPS)성적 우수자 등도 지원 대상이 된다. 전체적으론 정원의 15% 안팎을 선발하지만 자연대.공대 등은 20%까지 뽑는다. 일부 우수한 학생은 2단계 면접 없이 곧장 선발한다.

◇정시모집=내신의 비중이 줄고 수능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1단계에서 수능 점수 50%와 교과영역 점수 50%로 2~3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선 1단계 성적에 면접.논술을 추가해 평가한다.

자연계는 논술 대신 면접구술만 실시한다.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는 필요없으며 그외 학생부 등의 서류도 자격기준으로만 활용된다.

내신을 바탕으로 매기는 교과영역 점수의 경우 기존 60등급이 5~10등급으로 단순화돼 수능 비중이 커졌다. 그러나 이는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겠다는 교육부의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당장 '수능 과열현상'이 우려된다. 서울시내 모 고교 서모(29.여)교사는 "정시모집은 모든 변별력이 수능에 집중돼 과외 열풍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신 비중이 줄고 특기자 전형까지 있어 특목고생이 절대 유리하며, 따라서 특목고 과외도 부채질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술과 면접=논술고사는 기존과 같이 지문을 읽고 분석한 뒤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초.중.고교 교과과정과 관련된 한국 및 동서고금의 고전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를 다루며 통계.도표자료를 분석하는 문제도 출제된다.

2005학년도 서울대 입시 요강 - 논술 예시문 포함

자연계 면접구술 고사의 경우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심층적으로 분석해 과학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기존의 심층면접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인문계 면접은 이와 달리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성장 배경과 인성.기초 학업능력 정도만 평가하게 된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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