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물컵 확보하러 득달같이 압수수색”…사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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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오종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오종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일관성 없는 수사를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물컵 하나 던졌다고 물컵 확보하러 득달같이 압수수색에 나섰던 경찰이 국기를 뒤흔드는 드루킹 사건에는 숨기고 감추고 옹호하고 증거 은닉하다 이제야 뒤늦게 수사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홍 대표가 “경찰이 물컵 확보하러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표현한 부분은 맞는 부분일까.

홍 대표가 언급한 ‘물컵’ 부분은 최근 일명 ‘물컵 갑질’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를 얘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공항동 본사에서 자사 광고를 대행하는 A업체 광고팀장 B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향해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강서경찰서는 19일 오전 9시20분부터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있는 조 전무 사무실과 마케팅 부서 사무실에 수사관 6명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은 약 3시간 10분만인 12시 30분쯤 종료됐으며 경찰은 조 전무의 업무용·개인용 휴대전화 2대와 회의에 참석했던 임원의 휴대전화 2대 등 총 4대를 압수했다. 또 이 임원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자료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회의 이후로 말 맞추기나 회유·협박 시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최대한 빨리 압수물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홍 대표 주장대로 물컵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한편 경찰은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조 전무가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조 전무가 유리컵을 던지는 행동을 했는지 확인하려면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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