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심판이 사인펜을 들고 마운드에 오른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2018KBO리그' LG와 SK경기에서 2회말 SK선발투수 김태훈의 글러브 상표부분을 심판이 매직으로 칠하고 있다. 2018.4.12/뉴스1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2018KBO리그' LG와 SK경기에서 2회말 SK선발투수 김태훈의 글러브 상표부분을 심판이 매직으로 칠하고 있다. 2018.4.12/뉴스1

프로야구 경기 도중 사인펜을 든 심판이 마운드에 올라갔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SK전. LG가 1-0으로 앞선 2회 말 2사 2루 양석환 타석에서 권영철 주심이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SK 선발인 좌완 김태훈의 글러브가 반짝였기 때문이었다.

권 주심은 글러브를 바꾸는 대신 임시방편으로 SK 더그아웃 쪽에 사인펜을 요청했다. 손혁 SK 투수코치가 전달한 사인펜을 받은 권 주심은 상표 부분을 검게 칠했다. 야구규칙 1.15 '투수 글러브' (b) 항에 따르면 '투수는 글러브와 다른 색깔을 띤 이물질을 글러브에 붙여서는 안 된다'고 돼있다. 타자나 심판에게 방해가 될 수 있어서다. 양석환을 잘 처리한 김태훈은 6과3분의1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2개만 내주며 2실점 호투했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2018KBO리그' LG와 SK경기에서 SK 선발투수 김태훈이 역투를 하고 있다. 2018.4.12/뉴스1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2018KBO리그' LG와 SK경기에서 SK 선발투수 김태훈이 역투를 하고 있다. 2018.4.12/뉴스1

메릴 켈리의 부상 때문에 선발요원으로 투입된 김태훈은 지난달 30일 한화전에서 5이닝 6피안타·2실점하고 승리를 따냈다. 7일 삼성전 불펜 등판(3분의1이닝 1피안타·1실점) 이후 닷새 만에 다시 선발로 나선 김태훈은 글러브 탓에 리듬이 깨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투를 펼쳐 힐만 SK 감독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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