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부산미전 최고령 입선 65세 박정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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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붓을 잡을 수 있는 힘이 있는 한 그림을 그리겠습니다"

지난 6일 부산시민미술관에서 열린 제 29회 부산미술대전 시상식에서 9개 부문 입선자 6백 50명 중 최고령으로 입선한 박정숙(朴貞淑.65.사진)씨는 "나이가 많거나 여자라서 꿈을 접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2세의 늦깎이로 붓을 잡은후 13년만에 전국공모전 서양화부문에서 첫 입선의 영광을 안았다.

식물원의 '온실'을 화폭에 담은 그림은 국화꽃 등 다양한 식물들이 햇빛을 받고 있는 어느 가을날 오후의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으나 부산대 간호학과 졸업 후 초등학교 간호교사와 주부의 일상에 묻혀 화가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림에 대한 미련을 떨쳐 버리지 못한 그는 1990년 3월 아마추어 화가들을 위한 공동작업실(수영구 남천동)을 찾아간 것이 인연이 돼 13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 하고 있다.

늦게 입문한 그림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낮 12시까지 집안 일을 모두 마무리한 후 작업실로 달려가 오후 6시까지 그림에 몰두했다.

박씨는 "그림을 그리면서 가정에 소홀하다는 말을 듣기 싫어 더욱 더 가정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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