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환경운동가 아카사카 "한국서 경험담 나눌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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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노력만 보인다면 자연은 반드시 보답합니다. 40년간 메말랐던 마을 연못도 맑게 되살아났습니다."

제2회 강(江)의 날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3일 한국을 찾은 일본 '누이노이케(縫ノ池)샘물 시민의 모임'의 아카사카 무네아키(赤坂宗昭.55)사무국장.

누이노이케샘물 시민의 모임은 지난 7월 도쿄(東京)에서 일본 내 74개 팀이 참가해 벌였던 '제6회 강의 날' 행사의 '물 살리기 실천운동 컨테스트'에서 대상(大賞)을 받았다.

'누이노이케'는 일본 사가현 키사마군 유자키 마을에 있는 2천평 정도의 아담한 마을 연못의 이름이다.

"지하수가 솟아올라 생성된 자연 연못이었지만 생활.농업용수를 위해 지하수를 퍼올리는 바람에 1950년대 후반부터 거북이 등처럼 말라 붙었습니다. 물이 썩고 냄새가 나는 바람에 연못을 아예 메워버리자는 주장도 나왔죠."

그러나 옛 모습을 잊지 못한 마을 사람들은 연못을 살리기 위해 생활용수를 지하수에서 지표수(강물)로 바꿨고 농업용수 사용도 줄였다. 2001년 무렵부터는 다시 물이 고이기 시작하자 2백60여명의 마을 주민 모두가 나서 모임을 만들고 맑은 물 지키기에 나섰다.

아카사카 사무국장은 "연못 주변을 청소하고 정비하는 것부터 시작했다"며 "그냥 마셔도 될 정도로 물이 맑아지면서 연못물로 차를 끓여 마시는 모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는 두 달에 한번 하는 수질검사에서도 늘 후생성이 정해놓은 '맛있는 물'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이 퍼지면서 주변 마을은 물론 멀리서까지 매일 2백여명씩 찾아와 물을 길어가기도 한다.

"연못 물을 병에 담아 팔자는 제안도 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는 아카사카 사무국장은 "마을 사람들 모두가 소중히 보존해야 하는 물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연못이 되살아나는 과정을 보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다"며 "강의 날 행사를 통해 물을 살리는 경험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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