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넹, 메이저 2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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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틴 에넹-아르덴느(21.벨기에.세계랭킹 3위)는 US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전을 앞두고 다섯시간도 채 눈을 붙이지 못했다.

제니퍼 캐프리어티(미국.7위)와의 준결승이 끝난 것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전 1시가 넘어서였다. 여자경기로는 드물게 3시간3분이나 걸렸던 '마라톤 매치'였다. 마지막 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대접전을 벌이는 바람에 왼쪽 다리에 생긴 경련도 잠을 방해했다. 경련은 오전 8시 잠에서 깨어난 이후에도 계속됐다. 그러나 에넹은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펼쳤고 마침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에넹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같은 나라 동료이자 맞수인 킴 클리스터스(20.세계랭킹 1위)를 2-0(7-5, 6-1)으로 물리치고 올시즌 두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백만달러(약 13억원). 출발이 좋았다. 에넹은 첫번째 클리스터스의 서비스 게임을 따내면서 금세 3-0으로 앞섰다. 둘째 세트에서도 4-0으로 리드를 잡아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에넹의 백핸드는 화려했다. 최근 유행을 타고 있는 두손 백핸드가 아닌 한손 백핸드 타법을 구사하는 데도 라켓에 실리는 파워가 대단했다. 작은 체격(1m68㎝, 57㎏) 어디에서 이런 힘이 나오는가 싶었다. 또한 가끔씩 섞는 백핸드 드롭샷은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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