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동네' 파주 본궤도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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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파주출판단지(공식 명칭 '파주 북시티')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출판사가 먼저 단지에 들어가 '터'를 닦아주길 기다리던 출판사.인쇄 제본소.유통업체 등이 최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그 주된 이유는 입주 업체가 받을 수 있는 법인세 감면 혜택이다. 파주 북시티는 1997년 문화 산업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돼 입주업체가 3년간 법인세 면제, 그후 5년간 법인세 50%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그간 출판업계는 이 지역의 교통 인프라 등 열악한 환경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뿐 그 혜택을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

그러나 혜택 마감 시한이 올해 말로 다가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출판사 한 관계자는 "법인세 감면 혜택이 8년 동안 10억~40억원에 달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며 "이 곳에 땅을 샀던 업체들은 토지대금을 지난 8월 말에 완납했는데, 2년 내로 건축하지 않으면 정부가 토지 환수 조치에 나선다는 규약도 행보를 빠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동녘.돌베개.효형출판.민음사.사계절.국민서관.나남출판.푸른숲.문학동네.열화당 등이 연말께 이곳에 새 보금자리를 꾸밀 것으로 보인다.

공사가 늦어진 김영사.열린책들.사회평론.청년사.보리.문학수첩 등은 연말까지 이곳의 사무실을 빌려 본사를 옮기고 나중에 새집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연말까지 이주를 할 출판사 및 관련 업체는 모두 80여곳에 이른다.

이 추세라면 출판 기획부터 인쇄.제본.유통까지 출판의 모든 과정을 파주에서 아우른다는 당초 계획이 곧 가시화할 전망이다. 업체 수가 늘면 대중교통을 확보하고 기본 인프라 시설을 유지하는 비용이 적게 들어 '파주 북시티'의 가장 큰 약점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주 북시티'의 건설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건복(출판사 동녘 대표)씨는 "최근 사무실 임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는 임대 물량이 거의 다 나갔고, 건물 30~40개가 완공되는 연말께나 새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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