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필서명 「백범일지」초판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26일로 백범선생이 안두희의 흉탄에 숨을 거두신지 꼭 39년째 됩니다. 선생이 생전에 그토록 열망하시던 통일에의 주춧돌을 놓는 의미에서도 회관건립은 반드시 이룰 작정입니다.』
「민족통일회관」건립자금을 마련키 위해 소년시절 백범 김구로부터 직접 선물받았던 『백범일지』를 처분하기로 결심했다는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55).
『48년5월 백범선생께서 남북협상을 다녀오신 직후였지요. 선생과 나의 조부가 고향 (황해도 은율군)에서 친분이 깊었던 인연으로 월남한 선친(백홍렬)이 나를 데리고 경교장을 찾았어요. 그때 선생께서 갓출간된 「백범일지」한권에 친필 휘호를 적어 기념으로 주신겁니다.』「답설야중거불수호난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비록 눈쌓인 들판을 가더라도 발걸음을 흐트리지말라, 오늘 내가 남긴발자국은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므로)」 백기완씨는 이때 받은 감명을 잊지알고 지난 72년「백범사상연구소」를 설립, 84년 「통일문제연구소」로 명칭을 바꿨다. 또 최근 통일논의의 확산과 함께 「민중이 주도하는 통일논의를 위한 마당판」의 필요성을 절감,「민족통일회관」건립을 추진하게 되었다는 것.
백씨는 『서울진관외동 자택을 1천만원에 저당잡히고 전시회를 여는등 기금마련에 애썼으나 목표액(1억원) 에 턱없이 모자라 눈물을 머금고 책을 내놓았다』고 털어놓았다.
백씨는 기름종이에 싸인『백범일지』를 어루만지며「통일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노재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