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사형 반대운동 펼 것" 정진석 추기경 첫 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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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이 2일 정오 명동성당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 1주기 추모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2일 낮 12시 명동성당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 1주기 추모 미사를 집전했다. 추기경 서임 후 국내에서 봉헌한 첫 공식 미사다.

정 추기경은 이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생명 존중을 강조했다"며 "생명 존중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추기경은 생명 존중의 구체적 방안으로 그동안 가톨릭계가 강조해 온 낙태 반대 운동, 사형제 폐지 운동을 더욱 활발하게 벌이겠다고 밝혔다. 또 성체 줄기세포 연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장기.골수 기증 운동과 국내 입양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가톨릭계는 황우석 박사가 주도해 온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는 '생명 파괴 행위'라며 반대해 왔으나 성체 줄기세포는 적극 지지해 왔다.

추기경은 강론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모든 생명은 그 존재 자체로 아름답고 모든 가치에 우선해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생명의 존엄성, 사랑과 희생의 실천, 화해와 공존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자"고 호소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이기적인 욕심과 물질적 유혹에 빠져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잊고 산다"며 "이 같은 죄와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명 존중 사상을 바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또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기경은 또 "세대 간, 계층 간 갈등도 상대방이 생명의 존엄성을 지닌 귀중한 존재임을 인정할 때 극복된다"며 "가난한 이와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우선적으로 하자"고 당부했다.

이헌익 문화담당기자 <leehi@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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